"한미동맹 다지는 데 노력해야 ... 김치 먹었더니 힘이 더욱 나요"
현대사 서술 '두 개의 한국' 정독... 보수 시민단체 '과잉위문' 논란도
흉기 습격을 받고 입원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8일 “이번 사건은 나 자신은 물론이고 미국에 대한 공격(attack)”이라면서 “슬기롭게 극복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병문안 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이같이 강조했다고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이 전했다. 오후 병문안 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는 “이번 사건이 양국관계를 손상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다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여당과 야당 모두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유은혜 대변인이 밝혔다.
병문안을 마친 김무성 대표는 “종북 좌파들이 한미동맹을 깨려고 시도했지만 오히려 한미관계를 결속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 대표는 “이번 사건을 종북 세력에 의한 것으로 정치에 악용하려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한미양국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외에도 제임스 윈펠드 미 합참차장,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 대표보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대사를 찾았다. 리퍼트 대사는 이들을 만나 “위기 속에는 기회가 있다(Crisis comes opportunity)”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 고향인 미 오하이오주 출신 인사들이 세브란스병원을 세웠다는 의료진의 설명에는 “세계가 굉장히 작다. (병원이) 고향 같다”고도 했다.
나흘째 입원 중인 리퍼트 대사는 현재 한국 관련 서적을 읽는 등 상태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윤도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오전 10시30분쯤 마지막 진통제를 투여했고 오후 내내 거의 통증이 없었다”고 밝혔다. 주치의 유대현 교수는 “9일 밤부터 10일 오전까지 실밥을 뽑고, 10일 오후나 11일 오전 퇴원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대사관 공보참사관은 “대사가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의 ‘두 개의 한국(Two Koreas)’을 다시 읽고 있다”고 전했다. ‘두 개의 한국’은 저자가 워싱턴포스트 기자 시절 한국 현대사를 서술한 서적으로 외국인이 한반도에 쓴 책 중 가장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날 갈비탕을 먹는 등 한식으로 컨디션을 조절 중인 리퍼트 대사는 “김치를 먹었더니 힘이 더욱 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한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가 7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대사의 쾌유를 빌며 부채춤과 발레, 난타 공연을 벌여 ‘과잉 위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bic****)은 “부채춤이랑 난타 공연이라니.. 창조적이다 내가 졌다”고 꼬집었고, 다른 네티즌(@mas**********)은 “이런 일은 조용히 촛불 놓고 가거나 꽃이나 놓는 거 아닌가? 참 희한한 모습”이라고 씁쓸해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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