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223명 중 130명이 선관위 개편 방향에 공감대
정개특위 논의 동력 확보, 지역구 축소는 78% "반대"
현역 국회의원의 58.3%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가 중앙선관위의 선거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처음으로 실시한 국회의원 전수조사에 나타난 이 같은 결과는 최근 본보의 여론조사 결과(2일자 1면)와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과 여론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권역별로 선출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포함한 큰 틀의 선거제도 개편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3,4면
한국일보가 4~7일 4일 동안 300명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선거제도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 223명(응답률 74.3%) 가운데 58.3%인 130명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권역별로 선출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전국구’ 방식의 현행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 방안을 선호하는 의원은 92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41.3%였고 1명(0.4%)은 응답하지 않았다. 앞서 본보가 지난달 28일 실시한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유권자의 49.2%가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찬성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한 축인 비례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 전체의 의견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중앙선관위가 선거제도 개선안의 골자로 ‘6개 권역별 비례대표 선출’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현행 비례대표 선출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법부의 의지까지 확인됨에 따라 향후 정치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서 비례대표제도 개선은 확실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역 의원들도 현행 비례대표 선출 방식으로는 지역주의를 완화하거나 지역 대표성을 강화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라며 “조만간 가동될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논의 방향도 더욱 분명해졌다”고 조사결과를 평가했다.
다만 정당별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선호의 강도가 달랐다. 새누리당의 경우 전체 응답자(124명)의 65.3%(81명)가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했으며 찬성 의견은 33.9%(42명)에 불과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찬성 의견이 89.4%로 압도적이었다. 때문에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야간 힘겨루기도 예상된다. 정치전문가들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여당이 불리해진다는 평가에 따른 결과로 보이지만 지역구도 완화라는 시대적 요구 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선관위가 선거제도 개편의 또 다른 골자로 제시한 지역구의석 축소와 비례대표 의석 확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78%가 반대했다. 반대 의견은 새누리당(83.1%)이나 새정치연합(72.3%)을 불문하고 높았으며 정의당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2명 대 3명으로 갈렸다. 국회의원 정수 조정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현행대로 300명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65.9%로 압도적이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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