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ㆍ의료 빼고 서비스산업법 논의"
"연금 정부안 내일이라도 가능할 것"
與 "기존 입장 변화 없다" 수습에도
野 "하루 만에 합의 뒤집어" 공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3자회동 뒤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김 대표가 회동에서 언급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공무원연금 개혁이 논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3자회동 직후 김 대표가 받아 든 ‘의료ㆍ보건 분야를 제외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를 둘러싸고 소란스럽다. 화근은 3자 회동 당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ㆍ보건 분야를 빼면 (국회에서) 논의가 가능하다”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언급에 “그러면 그것을 빼고라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김 대표의 발언이었다. 당시 두 대표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구를 조정한 ‘공동 발표문’에도 “서비스 산업의 분류에서 보건ㆍ의료를 제외하면 논의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회동 이튿날인 18일 유승민 원내대표가 “보건ㆍ의료 분야를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는 당의 원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기획재정위에서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가 앞서나갔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새정치연합에서는 “합의 파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회동 하루 만에 여당이 합의 내용을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도 파열음이 났다. 회동에서 “정부안을 내놔야 한다”는 문 대표의 요구에 김 대표는 “정부안을 토대로 새누리당 안을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데도 거듭 문 대표가 “정부안이 나오면 우리도 안을 내놓겠다”고 주장하자, 김 대표는 “정부안은 내일이라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에서는 “3자회동에서 정부가 안을 내놓겠다고 합의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한 발 나아가 김 대표가 말한 ‘정부안’을 두고 “국무회의를 통해 입법화된 안”이라고 주장하며 “합의대로 안을 공개하라”고 공세를 폈다.
논란이 번지자 강은희 새누리당 공무원연금개혁특위 대변인은 19일 “김 대표가 뜻한 정부안은 ‘정부 제시안’이고 이는 이미 정부가 제시했고 새누리당 안에 담겼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2007년 정부가 공무원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공무원연금 개혁은 단협 사안인데 노사간 합의가 안돼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까지 만든 것”이라며 “이제 와서 정부안을 내놓으라는 야당 주장은 협상을 안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듭되자, 김 대표는 “여야 합의 시한이 5월 2일인데, 새정치연합이 이제 와서 정부한테 입법 과정을 거치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공동발의한 법안은 뭐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