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에서 사람과 함께 나란히 일하는 협업로봇(Collaborative Robots·co-bots)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자리 풍경을 바꿔놓을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로봇 업체들은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작업하던 전통 로봇과는 달리 사람 옆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일하는 협업로봇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으며 차츰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산업계가 임금인상과 노동력 부족이라는 난관에 직면한 가운데 이들 협업로봇은 인간의 손재주와 좋은 시력에 주로 의존해오던 작업까지 떠맡아 공장자동화에 속도를 내게 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회사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는 19일 ‘소이어’(Sawyer)라는 이름의 협업로봇을 새로 내놓았다. 이 경량 로봇은 수십 년 동안 로봇들이 사실상 대들보 역할을 해온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넘어 새로운 분야 진출을 목표로 한다. 팔이 하나인 이 로봇은 정확성과 신속성은 개선되고 크기는 작아졌다. 전자산업의 회로판 작업에도 활용 가능하며 무거운 물건도 옮길 수 있다.
이 회사가 이전에 출시한 두 팔 로봇 '백스터(Baxter)의 경우 공장이나 연구소에서 포장 작업에 주로 이용된 바 있다.
협업로봇의 선구업체 중 하나인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도 이번 주 3번째 로봇 ‘UR3’을 선보였다. 이 탁상형 로봇은 다양한 부속품을 결합하거나 윤을 내고, 또 접착제로 붙이거나 나사를 조이는 등 작업을 할 수 있다. 달걀을 포장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 이들 경량 로봇은 더 저렴해지고 기능은 개선됐으며 작업 사이에 옮기기도 쉬워졌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또 전문가의 특별한 프로그래밍 기술도 필요하지 않아 간단한 조작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대도 소이어의 경우 2만9,000달러(3,300만원)로 종전의 수십 만 달러에 달하던 전통 로봇들과 비교가 되며, UR3도 2,3만 유로(2,400만~3,600만원) 수준이다.
이들 협업로봇의 주요 공략 대상은 중국기업이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로봇 5개 중 1개를 사들이면서 처음으로 일본을 따라잡았다.
리싱크 로보틱스 측은 협업로봇에 대한 높은 기대감에도 아직은 판매가 부진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내놓은 소이어는 업무 수행 범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시장 규모가 백스터의 10배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싱크 로보틱스는 지난 1월 골드만삭스와 GE 벤처스 등의 투자자로부터 2,660만 달러를 유치해 전 세계에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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