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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스키 "22세에 실수 안 한 분 손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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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스키 "22세에 실수 안 한 분 손 들어보세요"

입력
2015.03.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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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무대서 '수치심의 대가' 강연

19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백악관 성추문의 주인공으로 그 동안 수많은 모욕과 조롱을 견뎌야 했던 모니카 르윈스키가 달라진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복귀했다.

그녀의 복귀 무대는 TED 강연으로 19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렸다. 르윈스키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를 통해 성적 희생양이 된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에 대한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22세 백악관 인턴이었던 그녀는 이제 41세의 사회심리학 석사 학위를 보유한 안정된 중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 사이의 추문은 언론과 호사가들이 딱 좋아할 만한 이야기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를 “작은 타르트” 뉴욕포스트는 “통통한 후추통” 뉴욕 타임즈는 “어리석은” “먹잇감”등으로 표현했다. 이는 더 선정적인 언론에 비하면 젊잖은 표현이었다.

그녀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동안 외출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미국의 유명 언론인 바바라 월터스는 그녀의 당시 상황에 대해 “식당에 나가 스프 한 접시라도 주문하면 어김없이 다음 날 뉴스를 장식했다”고 기억했다.

수치스러운 과거의 기억을 극복하고 TED무대에 등장한 그녀에 대해 사람들은 ‘재탄생’이라 찬사를 보내지만, 그는 그런 칭찬을 거부한다. 그녀는 테드 무대에서 “많은 사람이 나를 보았지만, 나를 진정 알아준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지금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모니카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의 TED 강연 제목은 ‘수치심의 대가’였다. 그녀는 아직 조심스러운 태도였으나, 동시에 유머가 넘쳤다. 그녀는 “22살에 한 행동 중 후회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며 청중에게 농담을 던졌다. 또 얼마 전 포브스와의 인터뷰 직후 열네살이나 나이가 어린 남성이 그녀에게 작업을 걸려고 했던 때,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어 “그 남성이 내가 다시 22살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해 주었고, 그때 난 내가 아마 마흔이 넘은 여성 중에서 다시 22살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일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가 TED 무대에 선 계기는 지난해 5월 그가 과거에 대해 ‘배니티 페어’에 글을 게제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후 명상과 치료에 전념하고, 봉사활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생활을 하던 그녀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는 TED에 출연하기 전에도 6개월간 페미니즘 연대에 가입하고, 집단적 괴롭힘을 방지하는 워크숍에 참여하였으며, 각종 유명인사들이 모이는 파티에 참석하는 등 다양한 자리에 모습을 보였다.

세상의 반응도 달라졌다. 빌 마허 데이비드 레터맨 쇼 호스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그를 조롱하는 발언을 했던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혔다. 바바라 월터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슬픈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냐”는 질문을 받은 빌 마허는 배니티페어에서 모니카의 글을 읽으며 “말 그대로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들은 모니카를 끌어안아 주었다. 그녀의 행사가 끝나면 함께 셀카를 찍자고 달려가고 소셜미디어로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르윈스키는 젊은 여성들이 겪는 성적 고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내가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내 무의식 속에 있는 가장 어두운 순간이 다른 누군가에게 유용한 지식과, 어려움을 견뎌낸 본보기가 되어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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