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5962건으로 최다 언급
"담배 포퓰리즘" 지적 부정 반응 70%
연관어로 '중립어'가 가장 많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주요 대상" 의미
23일로 취임 50일을 맞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존 여권 내 주류가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특히 경제와 사회ㆍ복지분야와 관련한 그의 주장은 중도에서도 우측보다는 좌측에 가까웠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나 “법인세도 성역이 아니다”는 그의 발언에 세간의 주목도가 높았던 이유다.
한국일보가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스토리닷과 함께 유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에 반응한 빅데이터의 흐름을 추적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추이는 확인됐다. 분석은 원내대표 당선일인 2월 2일부터 지난 18일까지 45일간 유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이 온라인 뉴스 포털과 트위터ㆍ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된 빅데이터를 대상으로 했다.
● ‘유승민’ 하면 떠오르는 정책… 증세ㆍ복지ㆍ경제
온라인 뉴스와 SNS에서 ‘유승민’이란 이름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정책 관련 단어는 ‘증세’(5,962건)였다. 뉴스는 발언 보도 횟수, 트위터와 블로그는 이용자들이 해당 발언을 퍼나른 횟수를 각각 집계했다. 특히 트위터상의 언급 횟수가 74%(4,384건)나 됐다. 유 원내대표가 정책현안에 대해 발언한 내용 중 SNS를 통해 가장 광범위하게 확산된 정책 키워드가 바로 증세라는 얘기다.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유 원내대표의 정책 관련 발언 중 온라인이나 SNS에서 가장 많이 회자됐던 단어 역시 증세였다. 2월 3일 하루 유통된 양만 1,492건이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유 원내대표의 발언이 가장 핫한 이슈였던 셈이고, 이는 증세 문제에 대한 여론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다음으로 ‘복지’가 총 언급 횟수 5,802건으로 2위, ‘경제’가 4,553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총리’(3,835건), ‘세월호’(2,810건), ‘법인세’(2,142건), ‘김영란법’(1,932건), ‘담배’(1,896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1,488건) 등의 순이었다.
● “법인세, 증세 성역 아니다”… 긍정 반응 최다
유 원내대표의 정책 키워드 가운데 민심이 가장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은 ‘법인세’였다. 긍정반응이 43.4%였는데, 이는 상당수 국민들이 “법인세도 증세의 성역이 아니다”는 유 원내대표의 비(非)재벌적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부정반응(42.5%)도 비슷하게 나왔지만, 친(親)재벌 노선에 가까운 여권 주류와의 차별적 시각에 젊은층이 주목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부정적인 반응이 가장 많은 정책 키워드는 ‘담배’였다. 설 연휴 직전 유 원내대표가 밝힌 저가담배 판매 검토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이 70%에 달했다. 포퓰리즘을 지적하는 반응이 다수였다.
전체적으로는 ‘유승민’이란 이름과 함께 등장하는 단어 중 부정적인 단어가 54%로 긍정적인 단어(23.5%)보다 많았다. 정치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불신 때문에 정치인에 대한 온라인과 SNS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어가 더 많다는 게 스토리닷의 설명이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정치인 연관 긍정어는 25%를 넘으면 좋은 편으로 해석하는데 유 원내대표는 이에 근접해 있다”면서 “통상의 빅데이터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긍정어가 10%대 후반~20%대 초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0%대 초반”이라고 설명했다.
● ‘유승민’ 연관어 중 ‘중립어’ 22%나 돼
눈길이 가는 대목은 유 원내대표의 연관어에 ‘중립어’가 22%를 차지하는 점이다. 유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지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중도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선험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관심 있게 지켜보는’ 주요 대상인 셈이다.
조사기간 동안 유 원내대표가 언급된 총 횟수는 5만1,098건으로 주요 정치인 가운데 7위였다. 1위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47만 5,972건)였고,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12만3,509건), 박원순 서울시장(11만5,033건) 등의 순이었다. 온라인 뉴스만 놓고 보면 문재인 대표에 이어 2위였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이원재 카이스트(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정책 연관어의 추이를 볼 때 여론은 유 원내대표를 경제전문가, 특히 청와대나 새누리당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일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면서 “법인세 인상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주도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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