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실습 포함 총 100시간 교육… "지역주민과 어우러지는 게 중요"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은 자조를 섞어 “더 살기 힘들어지면 시골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귀농ㆍ귀촌을 경험해본 이들은 ‘농사나’에 따르는 책임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안다. 귀농ㆍ귀촌인구가 급증하면서 실패사례도 비례해서 늘고 있다. 예방책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기관인 귀농귀촌종합센터 김덕만(56) 센터장은 25일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4, 5년 정도의 사전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귀농ㆍ귀촌인구는 지난해 4만4,682가구로 전년의 3만 2,424가구보다 40% 늘었다.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초 880명과 2010년 4,000명 수준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귀농ㆍ귀촌인구는 5만~6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귀농ㆍ귀촌인구가 늘어나자 정부의 대응도 바빠졌다. 귀농ㆍ귀촌 희망자들이 찾아오기 편하도록 지난해 7월에 귀농귀촌센터를 수원에서 서울로 옮긴 것이 대표적이다. 소속도 농촌진흥청에서 농식품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으로 바뀌었다. 센터는 귀농ㆍ귀촌 희망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우선 목표로 전국 시ㆍ군에 설치된 민관 귀농교육부서들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관련 교육ㆍ상담을 도맡는다
센터 정규교육 시간은 총 100시간. 중앙ㆍ지자체 정책교육, 농지ㆍ주거지 구입자금 융자 안내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시ㆍ군 담당자가 지역의 품목, 임대농지 등의 정보를 안내하는 프로그램, 현지 실습프로그램까지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김 센터장은 “100시간 교육을 거쳐야 막연했던 귀농ㆍ귀촌의 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으로 “지역주민들과 융합하려는 자세”를 꼽았다. “시골에 빨리 적응하려면 지역주민들과 어우러지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 마음가짐에 따라 귀농ㆍ귀촌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갑니다.”
방문, 전화, 온라인 등을 통한 상담은 일주일에 500~600건 정도. 주 연령층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은퇴 후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몇 년 새 2030세대의 관심도 눈에 띄게 늘었다. 김 센터장은 “귀농ㆍ귀촌 인구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세대를 막론하고 교육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2030세대의 귀농ㆍ귀촌에 대한 관심은 국가 차원에서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단순작물이 아닌 작물가공, 체험농원 등 젊은이들이 농촌의 6차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부 집안에서 태어나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과 한국교통대 교수를 지낸 김 센터장은 청년시절 직접 농사를 지었다. 지금도 7년째 서울 근교에서 주말농사를 하고 있다.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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