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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vs 아시아식… 美 언론, 교육 우월성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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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vs 아시아식… 美 언론, 교육 우월성 논쟁

입력
2015.03.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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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실용학문 교육 위험성' 칼럼

"한국식 강조하며 예산 축소하려"

"공학서 뒤처져 한국 등 쫓아와"

홈피에 500여개 찬반 댓글 후끈

WSJ은 SAT개혁 둘러싸고 시끌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에서 ‘주입식ㆍ입시위주’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식 교육과 창의를 중시하고 인문학적인 미국식 교육 사이의 우월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WP 홈페이지에서는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니스트의 ‘이과ㆍ실용학문에 집착하는 미국 교육의 위험성’이라는 기고를 둘러싸고 29일 현재 500여개 댓글과 반론이 교차할 정도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자카리아의 글은 WP 오피니언 부문에서 가장 많이 읽혔고 전체 기사 중에서도 4번째로 열람 건수가 많았다.

자카리아는 “미국 교육이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의 실용위주ㆍ주입식 교육을 모방하려 한다”며 “이는 창의적 사고와 혁신을 기반으로 성장한 미국의 경쟁력을 갉아 먹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파간 대립이 극심한 미국에서 유일하게 민주ㆍ공화당이 의견 일치를 본 건 교육 시스템을 실용기술 위주로 바꾸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평소 한국식 교육의 우수성을 강조해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물론이고 공화당도 ‘쓸데없이 학비만 비싼 인문과학에 대한 예산 지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자카리아는 미국 학생의 수학(34개국 중 27위)ㆍ과학(20위) 성적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가운데 하위권이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벤처ㆍ혁신기업 부문에서 세계 선두인 이스라엘(29위)과 스웨덴(28위)도 OECD 평가 성적이 미국처럼 하위권이라는 것이다. 또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사례를 소개하며, 공학ㆍ기술 등 실용학문 보다는 광범위한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미국식 교육의 정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댓글에는 자카리아 주장에 동의한 독자도 있었으나, 일부는 공학ㆍ기술 등에서 미국이 뒤처진 사이 한국 등이 쫓아왔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산업 경쟁력은 미국식 교육의 우수성 때문이 아니라 공학ㆍ기술ㆍ수학 분야의 재능 있는 외국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WSJ에서는 부잣집 아이일수록 성적이 좋은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개혁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 찰스 머레이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위원은 WSJ 기고에서 “부모 경제력과 수험생 성적이 비례한다는 통계만으로 사회 불평등 해소를 위해 SAT 시험을 없애거나 개혁하자는 얘기가 나오지만,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수험생 성적과 직결된 건 경제력이 아니라 부모ㆍ자식 사이에 유전되는 지능지수(IQ)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연 소득 상위 1%(40만달러 이상)이지만 모친 IQ는 평균 수준인 학생의 예상 SAT 성적은 상위 32%이지만, 연 소득 4만달러ㆍIQ 135인 어머니를 둔 학생 성적은 상위 22%라는 수치를 근거로 제시했다.

머레이 위원의 논리에 대해 ‘쉽게 말하기 어려운 진실을 얘기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지만, 일부 독자들은 “확실한 근거도 없는 편협한 진화론적 시각에 불과하며, 부의 세습을 조장하는 교육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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