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먼윙스 여객기를 고의 추락시킨 것으로 지목된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기장이 기장에게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일간 빌트가 29일 공개한 1시간30분 분량의 사고기 블랙박스 음성녹음기록을 보면 파트리크 존더하이머 기장이 조종실에서 ‘이륙 전 화장실에 갈 시간이 없었다’고 불평하자, 루비츠 부기장이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권한다. 이후 여객기가 순항고도에 도달해 기장이 착륙계획을 설명하자, 부기장은 ‘잘된다면요’(hopefully) ‘두고 봐야죠’(We'll see)같은 불길한 대답을 하지만 기장이 이상한 낌새를 채지 못했다. 설명이 끝난 후 부기장은 기장에게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재차 권했고 기장이 자리를 뜨자마자 여객기는 급하강을 시작했다. 이후 기장이 조종실 문을 열라고 고함치는 소리와 승객들의 비명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블랙박스 음성녹음기록이 공개된 데 대해 유럽조종사협회(ECA)는 국제기준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독일조종사협회(GAPA)도 사고기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FDR)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추락 경위는 모든 증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다음에야 확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빌트는 사고기 시신 수습작업에 참여한 법의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루비츠 부조종사의 시신을 확보했다고도 보도했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78명의 사망자 유전자가 확인됐다고만 밝힌 채, 공식적인 신원 파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거부했다.
인디펜던트는 부기장의 시신 부검 결과가 비행기 추락의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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