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링궐 에디션' 7년만에 완간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 110편을 한영 대역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110’(아시아)이 출간됐다. 김동인부터 김애란까지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단편소설 110편을 선정, 한글본과 영어 번역본을 함께 싣고 평론가들의 해설과 작가 소개를 간략하게 수록했다. 31일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방현석 아시아 대표는 “한국 각 시대의 언어와 문화를 한 눈에 보여주는 소설들로 엄선했다”며 “세계인들에게 문학 한류의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시작해 7년 만에 완간된 선집에는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주요섭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황순원 ‘소나기’ 오정희 ‘중국인 거리’ 신경숙 ‘풍금이 있던 자리’ 김연수 ‘모두에게 복된 새해’ 등 일제 강점기부터 1990년대 이후 소설까지 두루 실렸다. 출판사 측은 한국 문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분단, 산업화, 사랑과 연애, 여성, 금기와 욕망, 해방 전후 등 22개의 주제별 키워드를 만들어 작품을 분류했다. 또 대부분의 작품을 새로 번역해 외국 대학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는 이들이 교재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도록 했다.
한국현대문학 웹사이트(www.ktlit.com)를 운영하며 한국 문학을 알리는 찰스 몽고메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는 이상의 ‘날개’를 예로 들며 “이전에 접했던 번역본에 비해 월등히 질이 높다”며 “외국인 독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집은 현재 미국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동아시아학과, 보스턴 칼리지, 워싱턴대 등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버클리대에서 이 책으로 강의한 소설가 강영숙씨는 “몇 년 새 한국과 관련된 콘텐츠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며 “한국 소설도 문화 콘텐츠로 받아들여져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출판사 측은 완간을 기해 다음달쯤 전자책 출간도 할 계획이다. 방 대표는 “완간 전부터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종이책으로 판매했는데 작년 한 해 1,000권을 판매했다”며 “큰 숫자는 아니지만 한국 문학을 총망라한 선집이 반응을 끌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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