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300세이브까지 도전할 것이다.”
우리 나이로 마흔 살인 임창용(39ㆍ삼성)이 개인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한 뒤 내뱉은 각오다. 임창용은 지난달 31일 수원 kt전에서 8-6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피안타 없이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을 포함해 포수 진갑용 등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은 그는 “프로 21년 차인데 너무 오래 걸렸다는 생각도 든다. 기쁘다”며 “앞으로 100세이브를 더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임창용의 몸 상태는 20대 선수들 못지 않다는 게 주변의 증언이다. 김현욱 삼성 트레이닝 코치, 오승환(한신)의 개인 트레이너이자 2년째 임창용을 관리하고 있는 권보성 트레이너도 “누가 마흔 살의 몸으로 믿겠는가. 타고난 유연성을 바탕으로 몇 년간은 위력적인 공을 뿌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욱 코치는 현역 시절 임창용에게 감탄한 일본인 얘기를 들려줬다. 1999년부터 은퇴한 2004년까지 임창용과 선수 생활을 한 김 코치는 “한 번은 일본 돗토리 월드윙 재활 센터에 간 적이 있다. 이전까지는 (임)창용이가 해태에서 뛰어 잘 모르던 사이였다”며 “그런데 돗토리에서 팔꿈치, 견갑골(날개뼈) 유연성을 체크하는데 일본인들이 놀라더라. 재활 센터 단장이 ‘일본에도 이런 투수는 흔치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견갑골은 투수에게 아주 중요한 뼈다. 다리에서 모은 힘을 몸통, 손 끝까지 전달하는 과정에서 회전력을 만들고 폭발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게끔 한다. 전성기 시절 김병현(KIA)은 팔을 뒤로 뺀 채로 어깨를 젖히면 양 견갑골이 붙었다. 임창용도 마찬가지이다. 김현욱 코치는 “견갑골이 젖혀지는 각이 클수록 폭발력이 더 생긴다. 지금 임창용은 후배 심창민(삼성)보다 몸이 유연하고 견갑골도 부드럽다”고 말했다.
권보성 트레이너는 “튜빙 훈련부터 임창용은 다른 선수들과 차이가 난다”고 했다. 그는 “가령 A선수가 튜빙을 1m 정도 잡아 당긴다면 임창용은 20~30㎝를 더 끌어 당긴다. 근육의 이완과 수축이 기본적으로 다르다”며 “평범한 20대 몸으로 보기도 힘들고, 유연성이 아주 뛰어난 20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둘에 따르면 임창용은 원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일본 무대에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보강 운동만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일본 리그는 물론 미국 야구도 경험하면서 요즘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김현욱 코치는 “외국은 국내 리그와 달리 이동 거리가 많고 나이도 먹다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상체보다는 하체 위주의 훈련을 한다”며 “다시 강조하지만 임창용의 상체는 20대처럼 유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사진=삼성 임창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