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타이레놀. 본래 성분이 Acetaminophen 또는 Paracetamol이지만 상표명인 ‘Tylenol’이 그 성분을 대변한다.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대문자 표기는 당연하지만 가끔 소문자 tylenol 표기가 쓰이는 것은 그만큼 보통명사화했다는 의미다.
Visa나 Master Card 브랜드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진다. Master Card는 처음에는 두 단어처럼 띄어 쓰다가 나중에 MasterCard로 한 단어처럼 표기했는데, 이는 상표명이 보통명사화한 것과 구별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제품명이 ‘흔해 빠진 일반 상품명’(generic brands)이 되는 것은 기업에는 이득이 되지만 표기법의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Viagra도 대문자로 표기하다가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서 이 명칭은 이제 generic brand가 되었고 ABC Viagra처럼 파생 브랜드명이 아니라면 viagra는 소문자 표기를 해도 무방해진다.
Generic이 의미하는 것은 ‘일반 상품의’ ‘더 이상 상표 보호를 받지 않는’의 뜻이 있지만, 사실은 유명 브랜드 상품 제조사로부터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의 제품)으로 납품 받아 자기네 상표를 붙이는 제품을 일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Supermarket이나 대형 창고형 상점(Outlet Mall)이나 양판점에 가면 이러한 상품명이 즐비하다. Generic Products는 첨단 제품보다는 약품이나 식품 또는 일반 생활용품이 대부분이다. 고가 상품이나 희귀 상품 등은 ‘회색 시장(Gray Market)’이나 ‘암시장(Black market)’ 등에서 상품 보증서도 없이 값싸게 살 수 있지만 이런 것과 비교하면 ‘자체 브랜드 기획 상품’으로 통하는 generic products는 신상품이면서 유명 브랜드로서 대중의 검증을 받았다는 장점도 있다.
오늘날 누구나 먹는 sandwich도 처음에는 고유명사였다. 18세기 중엽 John Montagu는 Sandwich가의 4대 백작이었는데 부패 정치와 방탕한 사생활로 유명한 그는 도박 중독 때문에 식사시간이 되어도 식사를 하러 가지 않고, 하인(servant)에게 빵 두 조각 사이에 얇게 썬 고기를 넣어 가져오도록 했다고 한다. 그의 식사 스타일이 알려지면서 Sandwich는 서양인의 독특한 메뉴가 되었고, 이제는 일반 명사화해 소문자 표기를 하고 있다. 첫 배경이나 도박 중독자라는 의미는 퇴색되고 ‘빵 사이에 다른 음식을 채워 먹는 것’이 보통 명사의 낱말이 된 것이다. 고유 명사나 상표명이 generic products나 common names가 된 후에는 대소문자 구별이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 있는 과도기의 제품들이나 명사는 표기할 때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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