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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리베라 호텔서 만나 줘 그 돈으로 朴 대선 경선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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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리베라 호텔서 만나 줘 그 돈으로 朴 대선 경선 치러"

입력
2015.04.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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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다 숨진 채 발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나눈 통화 녹취 내용이 공개됐다.

경향신문이 10일 공개한 3분 51초 분량의 녹취 파일에는 성 전 회장이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각각 7억원과 10만달러를 건넸다고 폭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성 전 회장은 통화에서 덤덤한 목소리로 금품을 전달한 장소와 액수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녹취 파일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먼저 “기업하는 사람들은 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시할 수 없다”며 “허태열 실장에게 몇 회에 걸쳐 현금 7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은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만나서 현금으로 줬다”고 덧붙였다. 2007년 대선캠프 시절 자신이 박근혜 후보 측에 상당한 지원을 했으며, 그 돈으로 경선을 치렀다는 언급도 했다. 허 전 실장은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누가 먼저 연락을 취했냐는 질문에는 “어떤 사람이 적은 돈도 아닌데 가져다 주면서 (먼저 돈을 주겠다고) 하겠느냐”며 사실상 허 전 실장의 자금 지원 요청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김 전 실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깨끗한 사람으로 돼 있지만 2006년 9월 VIP(대통령)를 모시고 벨기에와 독일 갔을 때 내가 10만불(약 1억원)을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김 전 실장의 수행비서도 동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 파일은 성 전 회장과 평소 친분이 있던 경향신문 이모 선임기자가 9일 오전 6시부터 약 50분간 통화한 내용 중 일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경향신문이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통화 내용 중에 허태열, 김기춘 전 실장 외에 또 다른 정치권 인사에 대한 금품 제공 내역이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이 기자에게 먼저 전화해 “맑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좀 보도해달라”며 이 같은 내용을 털어놨다.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통화하는 내용은 반드시 녹취하라”는 당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성 전 회장이 2000년 설립한 ‘충청포럼’에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청포럼은 충청도 출신 정ㆍ관계 인사 및 언론인 등 3,500여명으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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