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합의금' 고소 남발 땐 공갈죄
검찰이 ‘제2의 홍가혜’를 막는 조치에 나섰다. 모욕죄를 악용해 악성 댓글 게시자들을 무더기 고소하고 합의금을 뜯어내면 처벌한다는 것이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12일 자신을 비방한 인터넷 댓글 게시자들을 고소해 협박하거나 부당하게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고소인에 대해 공갈죄, 부당이득죄를 적용해 처벌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그 동안 돈을 노리고 고소장을 내는 이른바 ‘모욕죄 기획고소’가 늘면서 속앓이 하는 네티즌들이 잇따랐다.
대검에 따르면 모욕죄 고소사건 수는 2004년 2,225건에서 지난해 2만7,945건으로 10년 사이 약 12.5배가 급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월호 참사 구조작업 관련 허위 인터뷰를 한 홍가혜씨의 소송이다. 그는 자신을 비방하는 댓글을 단 게시자 약 1,500명을 고소하고, 고소취하 조건으로 1명당 합의금 200만~5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개고기 식용 반대’ 취지의 글을 올린 A씨도 비난 댓글을 달았던 게시자 약 700명을 고소한 뒤 수백만원씩을 합의금으로 제시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앞으로는 댓글 게시자의 모욕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가 미약하면 조사없이 사건을 종결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회성 비하나 욕설 댓글의 경우 게시자가 반성하고 댓글을 삭제하면 정상을 참작해 기소유예를 하기로 했다. 검찰은 그러나 협박ㆍ비하ㆍ음해 등의 상습 댓글 게시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 엄벌하기로 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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