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은 직능단체 1,200여개 관리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인의 정권 실세들 가운데 서병수 부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2명에 대해서는 아직 성 전 회장의 육성 진술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과 2012년 새누리당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육성 진술이 공개되면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서 시장은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당무조정본부장으로 캠프 살림을 도맡았다. 당무조정본부장은 선거자금을 총괄 관리하는 요직으로,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의 선거비용으로 쓸 ‘박근혜의 약속펀드’를 발행해 목표액 250억원을 출시 3일 만에 채우기도 했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이기도 했던 서 시장은 대선을 앞두고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이끌어 내기도 했는데, 선진당 원내대표였던 성 전 회장이 협상 파트너였다. 서 시장은 성완종 리스트에 ‘부산시장 2억’이라고 적혀있는 데 대해 “아는 사이지만 돈 받은 일 없고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서 시장은 앞선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박근혜 당시 예비후보 캠프에서 정책메시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유승민 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책메시지총괄단장으로 캠프를 지휘했기 때문에 역할이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시장은 2012년 대선에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을, 2007년 경선 때는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다. 두 직책 모두 후보를 가까운 거리에서 돕는 자리다. 직능총괄본부장의 경우 전국의 여러 단체와 유관기관을 상대로 ‘조직 표’를 관리하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직능단체는 선거막판 1,200여 개까지 육박했으며 회원수는 300만명 가까이 된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조직과 사람을 잡기 위해서는 ‘실탄’(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데, 자발적 후원금만으로 감당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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