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지지율 30%대로 하락,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급등세
새누리 정당 지지도 33.8%, 3년 2개월만에 최저치로
부정부패 척결 정국 '된서리', 4ㆍ29 재보선도 악영향 전망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주저앉았으며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년2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며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격차가 크게 좁아졌다. 부정부패 척결을 기치로 정국을 돌파하려던 정부ㆍ여당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4ㆍ29재보선 전망마저 불투명해졌다.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6~10일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기 여론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1주일 전보다 2.1%포인트 떨어진 39.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3월 첫 주 이후 5주일 만에 다시 30%대로 내려앉은 수치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54.0%(매우 잘못함 33.3%ㆍ잘못하는 편 20.7%)로 나타났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11일 전국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월 31일 41.2%에서 33.7%로 급락했고, 부정 평가는 55.0%에서 60.2%로 급등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정당 지지도는 1주일 전보다 3.4% 포인트 떨어진 33.8%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12년 2월 셋째 주(32.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연말 정산 및 건강 보험료 파동, 청와대 문건 파문 등이 겹쳤던 올 2월 보다 더 낮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도는 1.8%포인트 상승한 29.6%를, 정의당은 0.5%포인트 오른 4.3%를 나타냈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는 점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올 들어 리얼미터가 매주 발표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 추이를 놓고 보면, 2월 2주~3주 사이에 동반 하락했던 것을 빼면 동시에 떨어진 경우는 없다. 리얼미터는 “참사 1주기를 맞는 세월호 정국에 성완종 전 회장 자살 파문이 겹치면서 당ㆍ청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정윤회 문건 파동 등 최근 주요 이슈가 주로 박 대통령에게만 영향을 줬다면 성완종 리스트에는 현 정부와 새누리당의 실세들이 망라됐다”며 “새누리당 내부에서 특검 수사 등 강하게 대응하는 것도 이 불똥이 당으로 튀는 것을 막겠다는 선제 조치”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여파가 4ㆍ29재보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박 대통령이 직접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높은 도덕성을 강점으로 했던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새누리당 대 새정치연합의 맞대결로 치러지는 성남 중원, 인천 서강화을은 여당에게 불리해 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청와대, 새누리당 모두 이완구 총리 취임 이후 부정부패 척결로 상승세를 타다가 스캔들이 터졌기 때문에 또 다시 국면 전환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선자금 의혹이 정치권 전반으로 번질 경우 결코 유리한 국면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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