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비리 가능성 낮다고 판단
초반부터 후폭풍 최소화 나선 듯
청와대는 13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서 비리가 드러나면 측근이든 누구든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 논평 등을 내지는 않았지만, 참모들의 입을 통해 이 같은 기류를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검찰을 향해 ‘성역 없는 수사’를 지시한 것은 정치적 표현이 아니다” 며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이 비리 의혹을 밝히고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의 강경 대응에는 이번 파문이 일부 인사들의 개인 비리를 넘어서는 권력형 비리로 확대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친박계 인사들은 “박 대통령이 친인척과 측근들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해 와 대형 권력형 비리가 없는 정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호언해 왔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처럼 도덕성을 내세운 것 때문에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국민의 실망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여권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선거자금이 어떻게 충당되고 사용됐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알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검찰이 박 대통령 측근들을 뒤지는 과정에서 어떤 악재가 등장할지 속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고인이 된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면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이는 등 청와대가 역풍을 맞을 공산도 크다. 이에 청와대는 검찰 수사 시작 단계부터 비리 연루 인사들과 선을 확실히 그음으로써 후폭풍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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