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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포화 vs 배수의 진… '이완구 청문회' 연장전 된 대정부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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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포화 vs 배수의 진… '이완구 청문회' 연장전 된 대정부질문

입력
2015.04.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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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의혹ㆍ거취 문제 몰아세우자

李 "의혹 드러나면 물러나겠다"

"野 의원들도 후원금 받아"

비난 화살 돌리려다 야유 받기도

與선 참여정부 특사 문제 겨냥

대정부 질문 이틀째인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안규백(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 부대표가 유승민(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리로 찾아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대정부 질문 이틀째인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안규백(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 부대표가 유승민(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리로 찾아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은 ‘이완구 총리 청문회 연장전’을 방불케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 총리를 상대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등을 집요하게 파고 들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총리에서 물러나라고 몰아세웠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총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시절 2차례 특별 사면을 받은 것은 특혜 아니냐며 야당을 향해서도 화살을 겨눴다.

이날 대정부질문의 최대 관심은 이 총리의 거취 관련 발언이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대정부질문 전만 해도 성 전 회장으로부터 2013년 4월 3,000만원을 건넸다는 금품수수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다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오후에는 한 발 더 나가 목숨을 내놓겠다고는 말을 세 차례 반복했다.

이 총리는 백군기 새정치연합 의원이 “성 전 회장이 현 정부의 사정과 관련해 이 총리가 사정대상 1호라고 했다. 이 총리는 (어제)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 성 전 회장은 3,000만원을 줬다고 한다. 거짓 답변을 하면 안 된다”고 몰아세우자 “망자(성 전 회장)의 말이라도 진술 내용을 보면 목적이 있는 메모와 진술로 받아들여진다”며 “수사를 하면 이것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망자가 진술한 것 외에도 모든 것을 놓고 수사를 해야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당 최규성 의원도 “죽음을 앞두고 한 말이 거짓이란 말인가”라고 이 총리를 몰아붙였고, 이 총리는 “고인이 굉장히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버텼다.

이 총리는 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이 “언론에 공개된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2012년 10월 23일 이 총리를 만났다고 돼 있다”고 추궁하자 당시 혈액암에 걸려 머리가 빠진 자신의 사진을 꺼내 보이며 “정상적인 활동을 할 때가 아니었다”며 부인했다.

이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추궁에도 태연하게 대응하려 애썼지만, 의원들이 질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답변을 먼저 하려다 정갑윤 국회부의장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또 질의 중이던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에게 “1분만 시간을 달라”며 자신은 2012년 대선 당시 충청 지역 유세에 몇 번 나갔을 뿐 선거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심지어 이 총리는 “망자가 진술한 게 여덟 사람 아니냐. 또 그 외에 모든 망자와 관련된 것을 놓고 수사한 후에 이 문제가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거나 “저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들도 후원금을 받았다. 이름은 알고 있지만 동료 의원이라 밝힐 수 없다”며 비난의 화살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다 야당 의원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한편 친박계 핵심인사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성공한 로비와 실패한 로비가 있다”며 “한 정부는 로비가 잘 통했던 정부, 또 다른 정부는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는 정부이다. 이 극명한 차이를 국민은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마지막까지 구명활동을 벌였지만 현 정부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참여정부에서는 성 전 회장이 2차례 특별 사면됐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 도중 얼굴을 닦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 도중 얼굴을 닦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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