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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별이 되다

입력
2015.04.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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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모양 메모지에 적힌 사연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유족들이 추모 사진전‘아이들의 방’이 열리고 있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기억전시관에 직접 써 붙인,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이다.
별 모양 메모지에 적힌 사연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유족들이 추모 사진전‘아이들의 방’이 열리고 있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기억전시관에 직접 써 붙인,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이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아!’

‘미치도록 보고 싶구나!!’

‘엄마 꿈에 좀 나와 기지배야!’

별이 된 아이들에 보낸 엄마 아빠의 눈물 편지

아이들은 수학여행을 떠났을 뿐이다. ‘금요일에 돌아오겠다’던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별이 되었다. 왜 그리 됐는지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우리 딸 꿈에서라도 보고 싶다던 엄마의 소원은 1년째 한결 같다. 무능한 정부와 인정머리 없는 청와대 또한 전혀 변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힘들고 지쳤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별 모양 메모지에 편지를 적는 사이 또 눈물이 솟는다. 1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그 고통이 사그라졌을 리 만무하다.

설마, 믿기지 않는 광경 앞에서도 한 가닥 희망만은 놓지 않았다.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고 마지막까지 희망만 얘기하려 애썼다. 그 희망은 어느새 노란 리본이 되어 거리에 나부끼기 시작했다. 모두가 하나되어 염원하던 실종자 무사귀환은 날이 갈수록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노란 리본은 ‘절대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다짐의 상징이 되었다.

노란리본은 '잊지 말자'의 상징

그러나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조하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은 끝내 그 리본을 달지 않았다. 진상규명 문제는 지루한 정쟁으로 변질 되었고 일부 보수단체는 노란 리본을 지긋지긋한 증오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족들의 고통 앞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없다”며 리본을 가슴에서 떼지 않았고, 우리 정부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학생들의 노란 리본 달기를 제지하려 들었다.

답답한 세월이 흐르고, 먹고 사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하는 사이 노란 리본은 점차 사라져갔다. 광장의 분양소는 하나 둘 철거되고 거리에 매달린 약속과 다짐의 상징들은 차곡차곡 박스에 담겼다. 안산 세월호 기억저장소에는 전국에서 모인 노란 리본과 소원지, 종이배 약 100만여 개(라면박스 400개 분량)가 희생자의 유품과 함께 보관 중이다. 서울시도 서울광장과 청계천 등에서 수집된 노란 리본 약 15만개를 문서고에 보관하고 있다.

안산 세월호 기억저장소와 서울시청 등지에서 보관

노란 개나리 피는 4월이 다시 찾아왔다. 황망한 슬픔과 안타까움, 잊지 말자던 1년 전의 다짐을 박스에서 다시 꺼냈다. 별 편지에 담긴 엄마 아빠의 눈물을 리본으로 묶어 꽃다발을 만들었다. 그 동안 기다려줘서 고맙다며, 왜 그렇게 됐는지 반드시 알아낼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별이 된 아이들에게 꽃다발을 건넨다.

‘끝까지 싸울게’ ‘힘들게 싸우고 있는 엄마, 아빠에게 힘을 다오…’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그래픽=강준구기자 wldms4619@hk.co.kr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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