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객 항의로 위령제 참석 무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우직하게 ‘세월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선체 인양을 정부에 적극 촉구해온 유 원내대표는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엔 전남 진도 팽목항에 내려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김명연 원내대변인 및 원내부대표단과 함께 팽목항 분향소를 찾았다. 분향 전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가 사실상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결정했고 국회도 16일 ‘세월호 인양 촉구 결의안’을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과 관련해선 “폐기보다는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게 옳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슬픈 아픔을 지닌 유가족을 위로하고 주검조차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이 어서 피붙이를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하는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유 원내대표는 1주기 위령제에도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선체 인양 문제를 두고 일부 추모객이 거세게 항의해서다. 유 원내대표는 위령제 참석을 포기하는 대신 전명선 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따로 만나 “위령제에 함께 해 유족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싶었으나 되레 폐가 될 것 같아 빠지는 게 도리일 것 같다”는 뜻을 전하고 팽목항을 떠났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에서 세월호 문제를 도맡아 챙기고 있다. 원내대표 당선 첫 대외 행보도 ‘세월호’였다. 그는 지난달 17일 경기 안산시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단원고 실종 학생 고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꼭 딸을 찾아 장례라도 치르게 해달라”고 하소연하자 함께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신(新)보수 선언’이라는 평가를 받은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어머니 박씨의 ‘슬픈 소원’으로 시작했다. 유 원내대표는 1주기일인 16일에도 안산에서 열릴 예정인 추모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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