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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與… 비주류도 "총리 사퇴하라"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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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與… 비주류도 "총리 사퇴하라" 포문

입력
2015.04.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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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 김용태 "이병기ㆍ우병우 직무 정지"

"총체적으로 무기력에 빠진 상황" 사면초가 몰린 친박계 한숨만

이재오(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 중진연석회의 도중 격한 표정과 몸짓으로 이완구 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은 김무성 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이재오(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 중진연석회의 도중 격한 표정과 몸짓으로 이완구 총리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은 김무성 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직격탄을 맞은 여권이 이완구 총리의 거취를 두고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비주류 측은 이 총리의 사퇴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지만, 이 총리가 이를 거부하면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에 몰린 친박주류는 극도의 무기력증에 빠져든 모습이다.

비주류, 李총리 사퇴 압박… 朴대통령에게도 화살

옛 친이계를 포함한 비주류는 15일 공개적으로 이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내일 (해외순방차) 출국하는 동안 직무를 대행할 사람이 총리인데 부패 문제로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 하는 총리가 대행할 수 있겠느냐”면서 “국정의 막중한 책임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문수 당 보수혁신특위 위원장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100만 공무원의 수장으로서 본인이 진퇴에 대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고, 김용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총리는 명명백백한 진실 규명을 위해 총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주류 측의 화살은 박 대통령에게도 향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마땅히 대통령이 육성으로 측근들의 연루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한 뒤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주문해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이 검찰의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민정수석의 직무를 정지시킬 것을 촉구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비주류 투 톱’은 외견상 신중모드이지만 사실상 이 총리의 자진사퇴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많다. 김 대표는 야당의 이 총리 사퇴 요구를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도 당내에서 분출한 자진사퇴론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며 여지를 뒀다. 유 원내대표 주변에선 이 총리 사퇴 의견이 다수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아직은 몇몇 의원들이 총대를 맨 형국이지만 수도권과 초ㆍ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총리 자진사퇴론이 확산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 “이 총리의 잦은 말바꾸기와 목숨을 거네 마네 하는 식의 고압적인 태도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도 버티겠다는 건 공멸로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비주류 반격에 무기력… 속으로만 부글부글

비주류 진영의 이 같은 공세에는 친박 주류에 대한 반격의 성격도 크다는 게 중론이다. 비주류는 그간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가 이명박정부를 겨냥한 기획수사라고 반발해왔고, 그 출발이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이 총리의 대국민 담화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의원은 “대상과 기간을 정해놓고 부패 척결을 한다는 건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 총리 자신부터 담화문에서 밝힌 대로 부패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이 자원외교 수사를 실질적으로 총괄해왔다고 알려진 우 민정수석의 직무정지를 공개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비주류의 총공세에 친박계의 속앓이도 커지고 있다. 이 총리를 포함해 박 대통령 주변 인사들 다수가 ‘검은 돈’ 의혹에 휩싸인 상황에서 드러내놓고 정치적 주장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영남권 친박계 핵심의원은 “우리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총체적으로 무기력증에 빠진 것 같은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대신 비주류 측이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한 데 대해선 발끈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한 친박계 핵심의원은 “마치 ‘이 때다’ 하고 대통령에게까지 총질을 해대는 식으로 가다간 결국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한 목소리를 내야 모두가 살 수 있을 텐데 마치 자기들만 독야청청하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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