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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광화문 광장 문인들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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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광화문 광장 문인들 추모제

입력
2015.04.1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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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엄마 생신 축하해요. 어디 몸 아프지 말고 평생 죽지 말구 살아! 나랑 같이 죽어. 엄마 없인 아무것도 못하는 나 두고 일찍 가면 안돼 사랑해.” “지아야, 배려 깊고 남을 사랑할 줄 알았던 내 아가 지아야, 다시 한 번 말해줄 수 있겠니? ‘엄마, 나 얼마나 사랑해?’라고. 우리의 이 바보 같은 사랑이 엄마의 전부였음을 영원히 기억할게. 지아야, 너에게로 가는 그 길에 환하게 웃으며 반겨줄 울 지아를 생각하며 엄마는 오늘도 잠이 든단다. 사랑해, 딸내미. 보고 싶은 내 딸 지아야…”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참사 때 희생된 단원고 정지아 학생과 유가족 지영희 어머니의 글이 낭송됐다. 생전에 글쓰기를 좋아했던 지아 학생이 남긴 시와 편지에 어머니가 참사 후 하나하나 답글을 단 것으로, 어머니의 애끊는 심정이 전해지자 광장에 모인 이들은 하나같이 눈시울을 적셨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4ㆍ16 진실 인양 촉구 문화제 다시 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를 열고 유가족과 문인들이 함께 참사의 아픔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정지아 학생의 편지가 낭송된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전영관 시인과 이후경 소설가가 세월호 르포를 낭송, 4ㆍ16 이후 무너져 내린 유가족들의 삶을 증언했다.

도종환 시인은 생일시 ‘녹색편지’를 낭독했다. 생일시는 ‘치유공간 이웃’이 참사에 희생된 학생의 생일을 기념해 낭독하는 시로, 시인이 학생의 목소리를 빌어 말하는 형식을 띤다. 도 시인은 참사 때 희생된 이건계 군의 음성을 빌어 엄마와 아빠, 누나에게 편지를 띄웠다.

“수학여행을 떠나던 날 밤 12시 41분 ‘자냐 아들?’ 문자를 보냈을 때 답장을 못한 게 아직도 제일 마음에 걸려요. 사월이 가고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왔는데 엄마에게 답장을 보낼 수 없어 죄송해요. 사진을 많이 찍어 오기로 했는데, 한라봉을 사오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요.”

3부에선 작가들의 낭송 릴레이가 펼쳤다. 시인 김사인, 김요아킴, 신용목, 허은실, 이영주, 박일환, 이지호, 안오일, 나종영, 김해자, 소설가 하명희, 신혜진 등 작가 12인이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는 염원과 그때까지 함께 싸우겠다는 약속을 시와 산문을 통해 전했다. 4부에서는 ‘노래하는 나들’의 추모 공연과 나해철 시인의 ‘팽목항으로 부치는 편지’ 낭송이 이어졌다.

한국작가회의 이시영 이사장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아직 물속에 수장된 채 떠오르지 않고 있다”며 “진실이 역사 앞에 바로 설 때까지 작가회의는 끊임없이 기록하고 감시하며 싸워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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