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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고양이가 변을 못 가리다니! 이건 반항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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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꿀팁] 고양이가 변을 못 가리다니! 이건 반항인가요?

입력
2015.04.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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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대신 고양이를 키우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배변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아도 고양이는 알아서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혜원씨 제공
강아지 대신 고양이를 키우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배변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아도 고양이는 알아서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혜원씨 제공

어느날 갑자기 반려묘가 화장실 대신 집안 여기저기에 대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사건이다. 강아지 대신 고양이를 키우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고양이는 배변훈련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고양이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그 장점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고양이가 화장실을 잘 이용하다가 갑자기 화장실에 들어가지 않을 때, 일부 반려인들은 항의나 보복의 뜻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반려인을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섣부른 판단이며 오해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갑자기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볼 일을 본다면 우선 건강 상의 문제는 없는지 병원에 데려가 보는 것이 좋다. 이혜원씨 제공
고양이가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볼 일을 본다면 우선 건강 상의 문제는 없는지 병원에 데려가 보는 것이 좋다. 이혜원씨 제공

▲건강 이상

우선 의심해야 할 질병으로 방광염, 신장염 그리고 요결석 등의 비뇨기과 관련 질병이 있다. 비뇨기과 관련 질병에 시달리는 것은 매우 불쾌하며 때론 강한 통증을 동반하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음을 의미한다. 비뇨기과 관련 질병에 시달려서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소변을 누는 장소가 일정하지 않고 여러 차례 다양한 장소에서 소변을 본다. 또한 활동량 감소,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 생식기를 자주 핥는 행동, 구석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도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반려묘의 담당 수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갑자기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행동은 비뇨기과 관련 질병 이외에 관절염, 치매, 중추 신경계 이상 등 다양한 질병의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게 되면 화장실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중성화 수술의 여부

고양이가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소변으로 흔적을 남기는 ‘마킹’(수컷의 경우 ‘스프레이’) 문제는 중성화 수술을 통해서 해소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드문 경우에는 이미 마킹 행동이 오랜 기간 행해지면서 중성화 수술 이후에도 마킹을 멈추지 못하는 고양이들도 있다. 이러한 마킹 행동은 화장실을 규칙적으로 이용하면서 새로운 물건이나 낯선 고양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보여질 수 있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속하지 않으나 반려인들에게는 곤혹스럽고 원치 않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그러하기 때문에 담당 수의사와 상담하여 고양이가 6~10 개월 사이에 중성화 수술을 해주는 것이 마킹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조건 중 하나라 하겠다.

고양이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은 변화에도 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혜원씨 제공
고양이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은 변화에도 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혜원씨 제공

▲환경의 변화

화장실의 위치나 모래의 종류가 바뀌진 않았는지, 가구의 위치가 바뀌진 않았는지, 새로운 고양이나 동물을 입양했는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고양이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은 변화에도 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만약에 이러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한번에 갑자기 바꾸는 것보다 반려묘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조금씩 바꿔주는 것이 좋다.

이처럼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따라서 어느 날 갑자기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 행동을 목격하더라도 당황하거나 놀라지 말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런 행동은 반려묘의 항의 또는 보복이 아니라 도와달라는 ‘SOS’ 신호다.

이혜원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국장(수의학박사ㆍ유럽수의임상행동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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