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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온종일 어두운 낯빛… 7000여명 꼬리문 애도의 발길

입력
2015.04.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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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ㆍ인천 등 참사 1주기 추모식

안전처 주관 '국민안전의 날' 대회

1분 묵념에 홍보성 행사 빈축

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제종길 안산시장 등 추모객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희생자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를 출발, 단원고등학교로 향하고 있다. 경기신문 제공
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제종길 안산시장 등 추모객들이 노란 풍선을 들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희생자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를 출발, 단원고등학교로 향하고 있다. 경기신문 제공

경기 안산의 A중학교 3학년인 정수범 군은 16일 학교에 가지 않았다. 1년 전 가슴에 묻은 형(고 정휘범 군ㆍ단원고)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다. 형과 이별했던 순간이 자꾸만 떠올라 되도록 멀리했던 곳이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안산의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교복을 단정히 차려 입은 수범 군은 “오랜만에 형을 보니 좋았다”며 “그 동안 동정의 눈빛이 싫기도 했으나 곁에서 위로해 준 친구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이날 수범 군이 찾은 정부합동분향소의 하늘은 내내 어두웠다. 짙은 먹구름을 잔뜩 머금고 있었지만, 오전 10시 30분쯤 단원고 학생 800여 명이 조문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갈 때까지는 비를 허락하진 않았다. 아이들이 돌아간 직후 빗줄기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고 3시간여 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정치인들이 찾아왔다가 유가족 반발에 막혀 헌화조차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순간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오후 2시 예정됐던 추모식은 유족들의 거부로 안타깝게 열리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특별법 시행령안을 폐지하라는 요구를 정부가 끝내 외면했다고 분노했다.

가족들은 추모식은 거부했지만 분향소를 찾는 조문객은 계속 받았다. 유가족들은 또 시민들과 함께 분향소에서 단원고까지 4.8㎞ 구간을 노란풍선을 들고 걸으며 희생된 아이들을 애도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7,000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가 희생자들의 영면과 실종자들의 귀환을 빌었다.

오전 분향소를 들렀던 단원고 학생들은 오후 5시10분부터 9시까지 학교에서 별도 추모행사를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행사에선 생존 학생들의 추모 노래 등 공연과 편지 낭독 등이 이어졌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들은 인천 중구 연안부두 해양광장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에는 장종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가족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은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정부가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국민안전처 주최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1회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다짐대회’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 대신 홍보성 행사로 진행돼 빈축을 샀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인 박인용 안전처 장관과 직원, 도로교통단과 국방부 해양구조대 등 재난안전분야 종사자 1,0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이완구 국무총리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등 타 부처 장관들도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장관들이 세월호 추모행사를 외면한다는 국민들의 비난 때문인지 모두 불참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공식 추모행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행사 시작에 앞서 ‘순국선열과 순직 소방·해경 공무원’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언급한 뒤 1분 가량 묵념한 것이 전부였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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