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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레 갈등 부채질하는 해수부

입력
2015.04.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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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시행령에 미협의 내용 포함

"철회 불가" 주장하며 안건 상정 미뤄

선체 인양도 말바꾸기 일관

"친박 장관… 윗선 눈치만" 비판

세월호 참사 1주기(16일)를 맞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무책임한 대응에 대한 원성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특별법 시행령 제정’ ‘인양 기술검토’ ‘피해자 배ㆍ보상’ 등 핵심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친박 정치인’ 출신인 유기준 장관이 ‘윗선’ 눈치만 보느라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마련은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초안이 발표된 지난 2월17일 이후 두 달 가까이 명확한 설명 없이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 해수부는 특조위가 시행령 초안을 제출한지 한 달이 넘은 지난달 27일에서야 안을 내놨는데 당일 발표 직전까지 특조위에 통보가 없었던 것은 물론 인력(120→85명)과 직제(3국ㆍ1관→1실ㆍ1국ㆍ2과)를 대폭 축소하는 등 협의되지 않는 내용도 대거 포함돼 있었다. 더욱이 정부안이 특조위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일자 입법예고 기간 수렴된 외부 의견을 반영하겠다면서도 지난 7일 유기준 장관이 국회에서 “정부안 철회 불가”를 거론한 뒤 돌연 차관회의 안건 상정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결국 시행령 문제를 참사 1주기가 되도록 매듭짓지 못한 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인양으로 결론 난 선체처리 문제를 두고는 입장이 오락가락 했다. 해수부는 당초 지난해 11월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를 만들 때만 해도 이달쯤 최종 인양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인양에 대해 일부 회의론이 일자 추가 검토를 이유로 다음달로 최종 결정을 미뤘다가 최근 여론이 악화되자 ‘정치적 결단이 내려질 수 있다’며 말을 바꿨다. 결국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인양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언급하자, 부랴부랴 다음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검토 결과를 제출하겠다며 뒷북을 쳤다.

이달 초 발표한 피해자 배ㆍ보상금 지급 방안은 성난 여론에 불을 지폈다. 정부는 관련법이 시행됨에 따라 조속한 지원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특별법 시행령이 표류하고 선체 인양 결정이 마냥 미뤄지는 가운데 배ㆍ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면서 유가족의 분노를 자극했다. 한 유가족은 “정부는 유가족을 돈에 목숨 건 이들로 매도했다”고 하소연했다.

유 장관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세월호 특조위 관계자는 “피해자 가족이나 여론 보다는 대통령의 의중에 더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며 “내년 총선 출마를 앞 둔 ‘시한부 장관’이이어서 소극적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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