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용마고ㆍ동산고 이기고 결승에
원투펀치 마운드 가진 전통 강호와 4차례 역전승 한 뒷심의 다크호스
오늘 오후 춘천 의암구장서 격돌
전통의 강호 경북고와 역전의 명수로 거듭난 장충고가 제4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정상에서 맞붙게 됐다. 27일 준결승에서 각각 마산용마고와 동산고를 제압한 경북고와 장충고는 28일 오후 2시부터 춘천 의암구장에서 ‘초록봉황’의 챔피언을 가린다. 경북고는 봉황대기 초대 우승팀(1971년)이자 통산 세 차례 우승에 빛나는 자타 공인의 강호. 이승엽(삼성)으로 대표되는 스타플레이어의 산실이다. 이에 맞서 프로야구 LG의 맏형 이병규(42)를 배출한 장충고는 지난해까지 4강에 든 적도 없을 만큼 올해 파란의 주인공이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 경북고는 강호들이 줄줄이 탈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팀이다. 초고교급 원투펀치인 박세진과 최충연이 이끄는 마운드는 5경기에서 단 3실점, 평균자책점이 1점도 채 되지 않는다. 장충고는 충암고와 1회전부터 마산용마고와 준결승까지 5경기에서 끝내기 승리 한 번과 네 번의 역전승을 거둘 만큼 엄청난 뒷심을 자랑하고 있다.
장충고 13-5 마산용마고
장충고의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은 준결승에서도 이어졌다. 장충고는 2-4로 뒤진 7회 1점을 따라붙고 만든 1사 만루에서 1번 강승현이 스퀴즈번트 실패 후 우전 적시타로 간단히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3번 권광민의 투수 강습안타로 결승점을 뽑았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 4번 최우진이 싹쓸이 좌중월 2루타로 3점을 추가해 8-4를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이미 승부가 기운 8회에도 1점, 9회에도 4점을 보태는 등 6회 이후에만 13점을 올렸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경기 후 “초반에 잔루가 많아 걱정도 했는데 오늘도 역시 선수들이 차근차근 따라가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올해 첫 대회인 만큼 열심히 하고 잘 따라주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우승”이라고 말했다. 반면 결정적인 수비 실책 몇 차례가 빌미가 돼 역전패를 당한 마산용마고는 3년 연속 4강에 만족해야 했다.
경북고 4-0 동산고
중계를 맡은 김상훈 SPOTV 해설위원은 “박세진은 마운드에서 군더더기가 없고 벌써 표정에서 자신감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어김없이 선발 등판한 경북고의 좌완 에이스 박세진으로 시작해 박세진으로 끝난 경기. 박세진은 9이닝 동안 탈삼진을 대회 1경기 개인 최다인 15개를 잡아내며 3피안타 무실점, 대회 첫 완투ㆍ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또 5번타자로 나선 박세진은 2-0으로 앞선 8회초 1사 만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박상길 경북고 감독은 “수비만 잘 된다면 보시다시피 투수력이 좋기 때문에 우승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패했지만 동산고는 지휘봉을 잡은 지 4년째인 금광옥 감독이 스카우트한 2학년 선수들이 주축이 돼 거둔 4강으로 당분간 강호로 군림할 가능성을 보인 대회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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