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비하하고 삼풍백화점 생존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개그맨 장동민이 결국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방송 출연에는 여전히 뜻을 둬 여론이 냉담하기만 하다.
장동민은 28일 서울 상암동 한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팟캐스트에서) 웃음만 생각하다 보니 서로가 내뱉은 말이 세졌고 더 격한 발언을 찾게 됐다”며 “상처를 받은 당사자와 가족 분들께 사죄드린다”고 90도로 머리를 숙였다. 장동민과 옹달샘으로 함께 활동하는 유세윤과 유상무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100여명의 취재진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다. 장동민은 지난해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안 된다”는 등 여성을 비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무한도전’ 식스맨에서 자진 하차했다.
하지만 처음 논란이 일고 난 뒤 16일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를 해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동민이 삼풍백화점 생존자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이 추가로 알려져 당사자로부터 고소를 당하고서야 사과 회견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지난 12일 유상무와 유세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가 인기 있나 보다. 신경쓰지 마”라는 글을 남겨 논란을 키웠다. 유세윤은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했던 행동들, 글로 표현됐던 모든 행동들에 진심으로 사죄하며, 앞으로는 절대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들 세 사람은 기자회견 이후 곧바로 tvN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의 녹화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tvN 측은 “촬영은 진행했지만 방송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좀더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장동민이 출연하는 KBS2 ‘나를 돌아봐’, JTBC ‘크라임 씬 2’의 제작진은 그의 하차를 결정하지 않고 녹화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도 “우리가 하차를 논할 수 없으며 방송 제작진에게 전적으로 (결정을) 맡기고 결과는 다 받아들이겠다”며 방송 출연에 대한 뜻을 밝혀 논란을 가중시켰다. 사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옹달샘이 모든 방송을 잠정 중단한다는 발표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방송 중단은커녕 회견 직후 곧바로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솔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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