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집중 성남서도 고배 마실 듯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에 반발해왔던 옛 통합진보당이 4ㆍ29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제도정치권에서 사실상 완전히 밀려나게 됐다. 이번 재보선에서 권토중래를 노렸지만 싸늘한 민심만을 재확인한 것이다.
재보선 지역 4곳 중 인천 서ㆍ강화을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19대 총선에서 옛 통진당이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 곳이다. 비록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실질적인 양보를 받은 지역들이지만 옛 통진당은 이들 3곳에서 민심의 지지를 확인하는 것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헌재가 박근혜정부의 공안통치에 발맞춰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번 재보선에서 유의미한 득표를 해야 정치적 재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옛 통진당은 민심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에선 후보가 중도사퇴해야 했고, 경기 성남 중원에서 완주한 김미희 후보조차 상대적으로 지역 기반이 튼튼하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일찌감치부터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옛 통진당이 마지막까지 성남 중원에 당력을 총동원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사실상 제도정치권에서 ‘퇴출’당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옛 통진당 해산의 결정적 근거가 됐던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근거지가 성남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을 중도포기하면서까지 이 곳에 전력을 집중했지만 민심을 얻는 데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옛 통진당 세력은 지금부터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성규 전 대변인은 “통진당이 해산됐다지만 소수자의 정치적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진보정치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공식적인 논의의 장은 없어도 내년 총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구 민주노동당과 참여당의 합당을 통해 몸집을 불렸던 옛 통진당은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를 이뤄내 13석을 확보함으로써 원내 3당에 올랐다. 하지만 비례대표 불법 공천과 종북 논란 등으로 사분오열되면서 NL계만 남게 됐고, 2013년 8월 핵심인사들이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결국 지난해 12월 정당 해산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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