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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부금 'GDP 1% 문턱' 7년째 못 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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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부금 'GDP 1% 문턱' 7년째 못 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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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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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명중 1명꼴로 기부 참여… OECD 회원국 중 하위권 맴돌아

"지도층 솔선수범 부족 등이 나눔 문화 확산에 걸림돌" 지적

서울연탄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사랑의 연탄 300만장 보내기’ 운동을 벌였지만 12월 말 한파가 몰아칠 때까지도 목표량을 채우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2013년에는 12월말쯤 이미 목표량 300만장에 해당하는 기부금이 모금됐었다. 서울연탄은행은 가수 션의 적극적인 연탄 나눔 봉사활동과 홍보 덕분에 올해 3월 말에야 겨우 목표량을 채울 수 있었다. 서울연탄은행 관계자는 “불경기 등의 여파로 기업 및 개인 후원자 수가 줄고, 후원자들도 후원 금액을 많이 줄인 탓”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전체 경제규모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7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에 참여하는 국민도 3명 중 1명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속한다.

보건복지부는 국세통계연보, 통계청 사회조사 등을 분석한 ‘2014년 국내 나눔 실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의 기부금은 12조4,9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87%에 불과했다. 0.84%였던 2006년보다 겨우 0.0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미국은 이 비율이 2.0%(2013년)로 우리나라의 두 배가 넘고, 뉴질랜드는 1.35%(2011년)다.

미국은 GDP 증가율보다 기부금 증가율이 더 높다. 미국의 기부금 조사 단체인 기빙USA에 따르면 1974~2013년 미국의 연평균 기부금 증가율은 2.5%로, 연평균 GDP 증가율 2.1%보다 높았다. 2013년 미국의 기부금 총액은 3,352억 달러로 이는 같은 해 덴마크의 GDP(3,306억 달러ㆍ세계 34위)를 넘어서는 규모다.

우리나라는 기부 금액뿐 아니라 개인들의 기부 참여도 저조하다. 2013년 15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현금이나 물품 기부에 참여한 적 있느냐’고 질문한 결과 34.5%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최근 한달간의 기부참여율(2012년)도 32.7%에 그쳐 34개 OECD 국가 중 24위에 그쳤다. 1위인 영국(72.5%)을 비롯해 아일랜드(70.7%) 네덜란드(69.2%) 캐나다(68.5%) 등은 국민 3명 중 2명이 기부에 참여했다. OECD 평균도 43.5%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고경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민간 주도의 기부 캠페인이 활성화되지 않은데다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부족하다”며 “정부가 기부기관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부 모범 사례 등을 널리 알리면 GDP 대비 기부 비율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의 기부 증가율이 높은 것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기부 정신의 영향도 있지만, 개인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가 총소득의 50%까지 인정되는 등 개인의 기부를 유도하는 제도의 영향이 크다”며 “개인의 기부는 양극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54.6%는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의 모범적 기부 증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 외 ‘기부단체의 자금운영 투명성 강화’(19.9%) ‘나눔에 대한 인식 개선’(16.7%) ‘소득공제 확대 등 정부지원 강화’(4.9%) 등이 꼽혔다.

한편 남성의 기부 참여율(37.3%)이 여성(31.9%)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40대의 참여율이 44.9%로 가장 높았다. 또 전체 기부금 중 개인 기부는 62.7%, 법인 기부는 37.3%였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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