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광주, 아성 관악서도 패배... 야권 재편 회오리 예고
'성완종 파문' 대여 공세 예봉 꺾여... 文, 오늘 입장 발표
새누리, 수도권 3곳 석권... 사정 포함 정국 주도권 강화할 듯
새정치민주연합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 치러진 4ㆍ29 재보선에서 참패함으로써 향후 야권 재편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반면 수도권 3곳을 석권한 정부ㆍ여당의 국정 주도력은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29일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ㆍ강화을, 광주 서을, 경기 성남 중원 등 4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모두 패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수도권 3곳에서 모두 승리했다.
야권의 ‘텃밭’인 광주 서을에서는 천정배 무소속 후보가 52.4%를 득표해 조영택(29.8%) 새정치연합 후보를 압도했다. 야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면서도 이번 재보선에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던 서울 관악을에서는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오후 11시 현재 43.9%를 얻어 정태호(34.2%) 새정치연합 후보와 정동영(20.0%) 무소속 후보를 제쳤다. 이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은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처음이다.
역대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여온 인천 서ㆍ강화을에서는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오후 11시 현재 53.5%의 득표율로 신동근(44.0%) 새정치연합 후보를 앞섰고,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55.9%의 지지를 얻은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정환석(35.6%) 새정치연합 후보를 비교적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번 재보선 과정에서 여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사 7명을 포함한 여권 실세 8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이 건네졌다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하지만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새정치연합이 참패함에 따라 정부ㆍ여당은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한 사정을 주도하는 등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우세가 점쳐졌던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에서 각각 탈당파 인사들에게 발목이 잡히면서 성완종 파문과 관련한 대여 공세의 칼날이 무뎌지게 됐다. 특히 문재인 대표 체제가 당내 비주류ㆍ친노진영과 당 외부의 국민모임, 천정배 당선인 측 등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재편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재보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은 36.0%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국 15곳에서 ‘미니 총선’으로 치러졌던 지난해 7ㆍ30 재보선 때보다 3.1%포인트 높은 수치다. 광주 서을이 41.1%로 가장 높았고, 인천 서ㆍ강화을(36.6%), 서울 관악을(36.9%), 경기 성남 중원(31.5%) 등의 순이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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