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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in정글] 카카오택시, 꼭 필요한 때는 못쓰네

입력
2015.05.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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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진주 기자는 2년도 훨씬 더 된 아이폰5 16GB를 쓰고 있습니다. 다양한 앱을 써 보는 게 취미인 최 기자의 폰에서는 새 앱을 받기 위해 헌 앱을 지우는 일이 날마다 벌어집니다. 꼭 필요하거나 정말 좋은 앱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정글' 같은 스마트폰 속에서 열흘 이상 살아남은 알짜 앱만 소개합니다.

(2회) 카카오택시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바일 콜택시 앱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습니다. 카카오택시, 리모택시, 티맵 택시, 이지택시 등등. 저는 (역시 16GB의 한계 때문에) 가장 인지도 있는 카카오택시만 하나 깔아봤습니다.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 아주 편리합니다. 처음에 본인 위치 인식은 좀 황당하지만(한번도 정확한 위치를 가리킨 적이 없네요. 대부분 수백 미터 밖을 표시합니다.) ‘출발’이라 쓰인 위치 아이콘을 손으로 1초 이상 누르면 정확한 위치로 옮길 수 있습니다. 도착 위치를 검색하고 지도에 표시한 후 ‘호출하기’만 누르면 기사용 앱에 호출이 갑니다.

한 기사라도 호출에 응답하면 택시가 오는 과정이 지도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것도 편리한 기능입니다. 언제쯤 도착하겠구나, 어디쯤 오고 있구나 하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카톡 메시지로 좀더 정확한 위치라든지 하고 싶은 말을 기사에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택시를 타면 자동으로 차량 번호 등 택시와 기사 정보가 표시되며, 클릭 한번으로 문자를 보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승객이 기사를 평가하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밤늦게 탔을 때도 불안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인 듯합니다.

마찬가지로 택시기사들도 손님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고, 목적지가 미리 표시된다는 점을 편리하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한 기사는 “손님에 대해 평가할 수 있어 진상 고객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기사는 “밤중에도 카카오택시 콜을 받는 경우는 만취 승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카카오택시를 부른다는 것은 최소한 폰을 이용할 정신 상태는 된다는 것이고, 대체로 젊은층이라는 보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능은 ‘우버’ 앱을 벤치마킹한 대부분 택시 앱이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일 테고요. 결국 콜택시 앱의 효용은 호출했을 때 얼마나 빨리 잘 오는지에 달렸습니다. 그래서 저뿐 아니라 매일 당번을 정해 밤 12시~새벽 1시까지 야근을 하는 한국일보 디지털뉴스부 기자들이 모두 참여하여 4월 한 달 간 야근할 때 버스가 끊겼을 때마다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고 기록해 봤습니다. 낮에도 택시를 타고 이동할 때는 부러 카카오택시를 사용했고요. 결과는 이랬습니다.

1. 낮에는 웬만하면 성공

낮에는 운행중인 택시보다 손님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항상 콜을 받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돈암동에서 정릉4동까지 정확하게 요금이 4,000원 나오는 거리에서 ‘설마’ 하면서 불러봤는데도 콜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기사는 “낮에는 손님이 없는데 카카오택시 앱으로 한두 콜이라도 받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기자가 탄 택시 기사도 “기사 입장에서는 낮시간대 콜이 왔을 때 잡기 위한 경쟁이 붙을 것”이라면서 “그 시간대는 빈차로 도는 것보다 콜 하나라도 받는 게 낫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택시 앱을 실행하면 바로 호출화면이 뜬다.
카카오택시 앱을 실행하면 바로 호출화면이 뜬다.

2. 밤에도 목적지가 멀면 성공 가능성 높음

문제는 밤 시간대입니다. 특히 시내에선 택시보다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 때문에 택시기사들이 굳이 카카오택시의 콜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카카오택시 앱은 기사에게도 출발지와 목적지가 뜨기 때문에, 기사님들이 좀더 먼 곳에 가려는 승객을 골라서 클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밤중에도 먼 곳에 가는 경우 호출했을 때 성공 확률이 높았습니다.

김모 기자는 시내에서 택시가 전혀 안 잡히는 금요일 새벽 1시21분, 비까지 내리는 최악의 상황에서 한국일보사가 있는 남대문로에서 잠실에 있는 집까지 가겠다고 호출을 했는데 성공했습니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바로 근처를 지나가던 택시가 호출을 받은 것입니다. 기사는 “서비스 초반이라 많이 써보려고 한다”면서 “다른 콜택시와 달리 갈 곳을 이미 보면서 선택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회사에서 미아동, 전농동 등 비교적 먼 거리를 가는 경우 밤 12시~새벽 2시 사이 호출했을 때 성공했습니다.

3. 밤에 비교적 가까운 곳은 성공률 제로

하지만 저는 야근하다 카카오택시를 호출했을 때 매번 실패했습니다. 남대문로에서 돈암동은 너무 가까웠던가 봅니다. 저와 비슷한 동네에 사는 다른 기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론 시내가 아닌 지역에서 시내로 가는 식으로 호출할 경우 손님보다 택시가 많으니 가까워도 바로 호출이 되었지만, ‘한밤중 시내’라는 정작 필요한 시간, 필요한 장소에서는 호출 성공이 어려웠습니다. 오전 8~9시 출근시간대 역시 손님이 많은 시간이라 호출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출근시간대 실패 화면 ㅠㅠ
출근시간대 실패 화면 ㅠㅠ

결과적으로 카카오택시는 여러 면에서 편리하지만 정작 주변에서 택시를 잡을 수 없어 가장 아쉬운 때는 호출 성공이 어렵다는 점에서 고질적인 승차거부의 대안이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러다보니 문자 기능을 활용해 ‘웃돈’을 주면 가겠다고 제안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티맵 택시’는 아예 손님이 5,000원까지 웃돈을 줄 수 있는 속칭 ‘따블’ 기능을 앱 자체에 넣기도 했습니다. 과연 한밤중에 맘 편하게 택시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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