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최신예 무기로 군사적 위용 러, 옛 소련 영광 재현 '야심'
알림

최신예 무기로 군사적 위용 러, 옛 소련 영광 재현 '야심'

입력
2015.05.10 20:00
0 0

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행사

참전국들과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푸틴 "균등한 안보 시스템 구축"

서방의 러시아 고립 정책 비판

러시아 군인들이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 군인들이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개최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며 전세계에 군사적 위용을 과시했다. 옛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심이 드러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를 각종 제재로 압박하고 있는 서방에 맞서 러시아의 위세를 보여주려 했다는 관측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70주년 승전 기념행사는 군인 약 1만6,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러시아의 최신예 전차인 T-14 아르마타와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모습을 드러내는 등 러시아군의 위용을 자랑하는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행사는 옛 소련권 국가들과 러시아 우방인 중국, 인도, 쿠바, 몽골 등 27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해 지켜봤고 러시아는 TV 생중계를 통해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의장대가 러시아 국기와 1945년 독일 베를린의 의회 지붕 위에 내걸렸던 소련 적군의 승전기를 붉은광장으로 들여오자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경례를 받고 연단에 올랐다. 곧 광장에 엄숙한 침묵이 깃들자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인종 우월주의와 배제주의가 최악의 유혈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단극적 세계를 건설하려는 시도와 무력을 앞세운 블록적 사고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세계 발전을 가로막는 것으로 우리의 과제는 블록 짓기를 배제한 글로벌하고 균등한 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 등 서방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앞세워 러시아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것은 물론 경제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고립시키려 하자 이날 날 선 비판을 가하며 서방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 승전 행사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소련 적군이었다고 강조하며 옛 소련의 영광을 회복하길 열망하는 러시아인들의 자부심을 고취시켰다.

푸틴 대통령의 기념사가 끝나자 190여 대의 지상군 무기와 140여대의 전투기 및 헬기 등이 등장하는 웅장한 모습이 연출됐고, 러시아의 각군 부대 외에 중국, 인도, 몽골 등 2차 대전에 참전한 10개국 군대도 퍼레이드에 동참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러시아가 처음으로 선보인 T-14 아르마타는 미군 주력 전차인 M1 에이브람스 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야르스 미사일은 핵탄두 3, 4개를 장착하고 최대 1만1,000㎞를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 방어(MD)망을 뚫을 수 있는 위협적 무기로 평가 받고 있다.

이날 붉은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가 끝난 뒤 시민들은 시내 중심가에서 붉은광장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불사(不死) 연대’ 행사를 벌였다. 불사 연대 행사는 2차 대전에 참전한 가족과 친척들을 둔 후손들이 참전 군인들의 사진을 들고 추모 행진을 벌이는 행사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부친의 사진을 들고 행렬을 앞서 걸으며 직접 행사에 참석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