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北 관심끌기용" 평가절하
"모의탄 200m쯤 날아간 초보 수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미국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 심각성을 낮춰보고 있다. 인공위성, 첨단 정찰기, 함정 등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이번 실험을 감시했으나, 잠수함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는지 자제부터 의문을 제시하고 있고, 설사 잠수함에서 발사됐더라도 단순 사출시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워싱턴의 군사부문 싱크탱크인 ‘조지 마샬 연구소’는 11일 내놓은 분석자료( http://missilethreat.com/u-s-spy-agencies-closely-watched-n-korea-underwater-missile-test/ )에서 “미 정보 당국은 이전부터 SLBM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왔으나, 북한이 SLBM 발사 성공이라 주장하는 이번 실험이 실제로 물밑 잠수함에서 이뤄진 것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북한이 4월22일에도 비슷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혀, 이번 역시 기존의 초보적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관리들도 AFP 신에 “북한이 실험한 것은 탄도 미사일이 아니었다”며 “북한이 SLBM 개발과 관련해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의 SLBM 개발에 따른 즉각적 위협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AFP는 특히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단지 수백 미터를 날아가는데 그쳐 전면적 비행실험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런 평가는 북한이 4∼5년 내에 SLBM을 실전 운용할 가능성을 언급한 우리 군 당국의 평가와는 사뭇 다른 평가다.
미 국무부의 입장을 간접 대변하는 ‘미국의 소리’도 북한의 주장에 유보적인 전문가 평가를 소개하는 방법으로, 확대 해석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모의탄이 불과 150m에서 200m 정도 날아갔다”며 “이는 연료용이 아니거나 점화에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SLBM은 당면한 위협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잠수함은 미 해군이 1960년대 초반 SLBM을 위해 진수했던 것보다도 성능이 뒤지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충분한 크기의 잠수함이 있는지 조차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를 인지한 북한이 실제보다 실험 결과를 부풀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무력 과시를 통한 전형적인 ‘관심 끌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험에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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