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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범, 술병 들고 거리 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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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범, 술병 들고 거리 배회

입력
2015.05.1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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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 "평소에도 돌출 행동 잦아"

180cm 건장한 체구에 어눌한 말투

일부는 "군대 다녀온 뒤 이상해져"

13일 예비군 훈련장에서 동료 예비군들에게 총을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23)씨는 평소에도 돌출 행동을 보여 주변의 우려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발생한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난사 사건으로 온종일 나라가 시끄러웠지만 최씨가 거주하던 송파구 방이동 주변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고요했다. 특히 최씨가 사는 집에서 한 블록만 걸어나가도 술집과 식당 등이 즐비해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소란스럽지만 최씨가 살았던 3층 빌라는 불도 밝히지 않아 적막한 느낌마저 들었다.

최씨의 이웃들은 평소에도 최씨가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공통적으로 입을 모았다. 키가 180cm 이상 돼 보일 정도로 건장한 체격의 최씨는 혼자 소주병을 손에 든 채 일대를 배회했고 병째 술을 마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고 한다. 또 주변 이웃에 따르면 최씨의 아버지는 오래 전 사망했고 현재는 어머니, 이모와 같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편의점에서 수년 째 일하고 있는 A씨는 “지난 3월쯤 비가 아주 많이 오던 날 혼자 편의점 귀퉁이에 앉아 캔 맥주를 마신 것이 기억난다”며 “이후 며칠쯤 지나 어눌한 말투로 대뜸 ‘아저씨 저 알죠? 저 여기 근처 살아요. 형이라고 불러도 되요?’라며 말을 걸어와 당황스러웠고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인 B씨는 “가끔 상의를 벗은 채 동네를 돌아다니며 소리를 빽빽 질러 이상하게 여겼다”며 “걷는 것만 봐도 정신이 약간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 전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을 봤는데 전화에 대고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며 “총을 쏜다고 해도 이상하게 생각할 게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최씨가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피워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역시절 B급 관심병사로 분류된 최씨가 군대를 다녀온 뒤 이상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최씨 자택 인근에 사는 70대 할머니는 “군대에 가기 전까지는 괜찮았는데 군대를 다녀온 뒤 이상해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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