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운영 시스템과 빈번한 사고로 규제 강화 요구를 받아온 미국의 저가 장거리 여객버스 ‘메가버스’(Megabus)에서 이번에는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일리노이 주 시카고를 출발,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로 향해 가던 메가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실탄을 발사하고 운전기사를 괴롭히다 승객들에게 제압됐다. 일리노이 주 경찰은 용의자가 버스 안에서 최소 1차례 이상 총을 쐈다고 밝혔다. 당시 버스에는 승객 50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들은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 불과 10여 분만에 화장실에서 총기 발사음이 들렸다”며 “하지만, 용의자가 총을 가진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무슨 소리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화장실을 나와 여성 버스기사에게 가서 하차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거절당하자 기사를 밀치며 직접 운전대를 잡으려고 시도했다.
그때 탑승객 중 한 명인 케니스 스미스(28)가 나서 용의자를 저지하다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와중에 용의자 허리춤에서 총이 떨어졌다. 목격자들은 탄창에 총알이 장전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총을 집어 인근 좌석의 승객에게 맡긴 후 다른 승객들과 함께 용의자를 바닥에 쓰러뜨려 제압했다. 버스기사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탑승객들은 “스미스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지 모른다”며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경찰서에 연행된 용의자는 화장실 이용 도중 실수로 총을 발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조사에 비협조적이고 신분증도 소지하지 않아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탑승객들은 새로 배차된 버스에 옮겨 타고 미니애폴리스로 향했고 예정보다 2시간 정도 지연됐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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