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하니 비어가는 머리 숱, 20년 전만해도 중년 남성들만의 고민이었던 탈모가 최근에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나타나는 질병이 됐다.
대한민국의 잠정적 탈모 환자는 1,0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탈모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자신의 탈모 진행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근본적인 탈모 해결을 위해 단계별로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탈모의 원인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고통을 알 수 없다는 탈모는 유전적 원인부터 스트레스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유전자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남성 호르몬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인이 되기 전 거세를 당했던 내시, 어린 시절 사고로 기능을 상실한 남성의 경우에는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노화 가정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주요한 원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탈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도 파마·염색·스프레이·모자 등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는 견인성 탈모도 후천적 탈모의 원인이다.
▲탈모 예방은 잘 먹고, 깨끗해야
탈모 증상이 시작되고 나면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탈모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은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콩류나 굴, 등푸른 생선 등이 대표적이다. 육류도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육류의 동물성 지방은 혈액 점성을 높여 모발에 혈액 공급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절제하는 것이 좋다. 육류를 섭취해야 한다면 지방 함량이 적은 살코기나 간 부위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모발 건강에 좋은 오이, 해초류, 녹색채소의 섭취량을 늘리는 것도 도움된다.
탈모를 예방하려면 식습관 못지 않게 두피와 모발의 청결 유지도 중요하다. 평소 올바른 샴푸 습관을 들여야 한다. 먼저 머리는 아침보다 저녁에 감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 두피에 쌓인 먼지들을 깨끗하게 씻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샴푸 전에 1분 정도 미리 빗질을 해주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빗질을 통해 1차적으로 모발과 두피에 달라붙은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고 머리를 감을 때 모발 엉킴을 방지해 더 청결한 세정이 가능하다.
빗질 후 미온수를 활용해 모공을 이완시켜 모공 속의 노폐물까지 씻어낼 수 있도록 하고 샴푸가 두피에 남지 않도록 여러 번 헹궈내야 한다. 머리를 감고 난 후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완벽히 말려주어야 한다. 머리를 제대로 말리지 않은 상태로 두면 두피에 쉽게 노폐물이 달라붙고 세균이 번식 할 수 있다. 머리를 완전히 말리고 난 후에는 오후 11시에서 2시 사이에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이 시간대는 피부 세포의 재생이 가장 활발한 시간으로 모발 성장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모 시작되면 금연,금주 필요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면 흡연을 삼가는 것이 좋다. 담배에 포함된 타르·니코틴 등의 독성 성분은 신진대사를 저하시키고 혈관벽과 모낭, 모근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 또 흡연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체내 산소 공급을 방해해 두피와 모발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흡연과 더불어 과도한 음주 습관도 탈모환자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간에서 채 해독되지 못한 알코올 성분은 알데히드 성분으로 변해 혈액 속 적혈구와 결합하며 모발에 영양과 수분 공급을 방해한다. 적당한 음주는 혈액순환을 용이하게 하기도 하지만 일정량 이상이 체내 흡수되면 두피에 탈모를 악화시키는 염증 반응을 일으켜 모발이 가늘어지고 쉽게 빠지게 만든다.
또 머리가 풍성해 보이기 위해 파마를 하거나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고민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탈모를 숨기는 것은 가능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헤어스타일링은 모발과 두피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파마 시 사용되는 화학약품과 고온의 열기는 모발을 가늘어지게 하고 자칫 두피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탈모가 있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헤어스타일링 제품은 점성이 강해 공기 중의 미세먼지나 노폐물이 머리카락에 쉽게 달라 붙게 만들고 모공을 막아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해진 탈모, 대처법
탈모가 시작된 것을 인지하면 모자를 쓰거나 흑채 등을 활용해 증상을 가리기에 급급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 탈모가 심각하게 진행됐을 때 가장 손쉬운 대처 방법은 가발이다. 경제성과 편의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발 기술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이 만족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부분가발 전체가발부터 탈착식과 일체형 가발도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의학적 치료다. 탈모는 일단 시작되면 좋아지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증상을 인지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프로페시아와 같이 체내의 탈모 유발 호르몬을 억제하는 경구 치료제나 두피 환경을 개선해 모발 탈락을 방지하는 도포제 미녹시딜 등을 활용한다. 진행형 탈모의 경우라도 꾸준히 약물 치료를 진행하면 더 이상 증상이 진행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탈모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확산된 경우라면 모발이식수술을 병행한다. 모발이식수술은 탈모에 저항력이 강한 후두부 모발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눈에 띄는 발모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낭 단위로 이식하는데 한 번 생착된 모발은 다시 빠지지 않아 탈모 개선 효과가 가장 큰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후두부 모발의 밀도에 따라 3,000모에서 8,000모까지 이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윤주 루트모발이식클리닉 대표원장은 "진행된 탈모의 경우 약물치료나 모발이식수술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며 "발견 초기에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시작하고 탈모를 가속화 시키는 생활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탈모로 인한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밝혔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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