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시험ㆍ고위층 처형 등 거론
尹외교 "北 정세 불확실성에 주목"
제재 강화 논의하며 고강도 압박
"한미동맹 어느 때보다 강해" 과시
北도발 등 한반도 위기 고조 우려도
한미 외교장관이 18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고위층 처형,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가능성 등을 언급하고 대북제재 강화 논의를 거론하며 북한을 강도 높게 압박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미가) 북한 내부 정세의 유동성과 불확실성에 주목했다”고 말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우리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켜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대북 압박 공조를 취하면서 북한의 대응 무력도발을 포함한 한반도 위기 고조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최근 북한 정세, 한미동맹 현안, 동북아와 글로벌 의제 등을 논의했다.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케리 장관은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약속을 어기고 위협하고 있다”며 “엘리트와 고위층 처형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억압하고 굶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 중국 지도부와 미국,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 시도 모두를 거부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김정은은) 모든 합리적 방법을 찾으려는 손(대화 제의)을 거부했다”며 “이제 우리는 압력을 더더욱 가하고 제재 조치나 다른 수단을 통해 분명히 (북한이) 위험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병세 장관은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한미 간 고위급에서 대북 정책공조와 연합 억지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년 3개월 만에 방한한 케리 장관의 대북 메시지는 예상보다 수위가 높았다. 올해 초부터 계속됐던 미국의 북핵 관련 대화 제의를 북한이 계속 거부한 데 대한 실망감의 표시이자 SLBM 시험 도발 및 잇단 김정은식 공포통치에 대한 강력한 경고 차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케리 장관은 또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협상을 하려 하지만 대화를 위한 대화여서는 안 된다”며 “적어도 어떠한 조짐, 즉 북한 지도부에서 핵프로그램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계속 북한에 (북미) 양자관계 개선 가능성을 두고 있지만 그것이 실현되려면 북한이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는 의사를 보여야 한다”고 대화 여지도 남겼다.
양국 장관은 한편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했다. 특히 케리 장관은 “한미 안보동맹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양국 간에는 추호도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한일 양국이 민감한 역사 문제에 대해 자제심을 갖고 대처하고 계속 대화하며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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