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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블릿 무명 용사들, 글로벌 판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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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블릿 무명 용사들, 글로벌 판도 흔든다

입력
2015.05.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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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형 태블릿 '화이트 박스'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세계 1위

화웨이·레노버도 시장 점유율 껑충

애플·삼성 판매량 30% 하락

중저가 시장 공략으로 방향 전환 모색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들이 1분기에도 중국 무명업체들에게 1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이 같은 수모는 지난해 2분기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다.

18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태블릿 PC 시장에서 1위는 무명업체들을 의미하는 중국의 화이트박스였다. 화이트박스란 이용자 요구대로 조립해 하얀 상자에 담아서 파는 제품으로 포장에 제조사나 브랜드명이 전혀 써있지 않다. 조립PC 상점들이 이용자가 요구하는 부품대로 컴퓨터(PC)를 만들어 주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화이트박스 제품은 1분기에 총 1,470만대가 팔려 세계 시장의 28.4%를 차지했다. 이로써 무명업체들로 구성된 화이트박스 제품은 지난해 2분기(33%)부터 3분기(29.9%), 4분기(28.1%)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연속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아이패드’로 태블릿PC 돌풍을 일으켰던 애플은 1분기 1,260만대를 판매하며 2위를 유지했고,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880만대 판매로 3위를 지켰다. 하지만 문제는 판매량의 감소폭이 크다는 점이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애플은 23%, 삼성전자는 31% 줄었다. 그 바람에 지난해 1분기 51.5%로 세계 태블릿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애플과 삼성전자는 1년 만에 41.3%로 후퇴하며 10% 포인트 이상 시장을 잃었다.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애플과 삼성전자가 추진한 대화면 스마트폰 전략 때문이다. 양 사 모두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에 집중하면서 7~10인치의 태블릿 제품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그 바람에 세계 태블릿PC 시장은 지난해 1분기 5,670만대에서 올해 1분기 5,190만대로 쪼그라들었다. SA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세계 태블릿 PC 시장을 잠식했다”고 분석했다.

이 틈을 파고 든 것이 바로 중국 무명업체들의 저가 공세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무명업체들이 만드는 화이트박스 제품은 애플이나 삼성전자 제품의 최대 10분의 1 가격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품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바람의 중국산 화이트박스의 저가 공세가 가능해졌다. 대신 화이트박스 제품은 기기에 문제가 있어나 교환을 받기 힘들고 사후관리(AS)를 제대로 받기 힘든 문제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박스 제품은 싼 값에 사는 보급형 기기로 보면 된다”며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양질의 품질관리와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명용사들이 세계 시장을 바꿔 놓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도 태블릿PC 전략이 바뀔 전망이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보다 중저가 보급형 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다.

애플은 최근 IBM과 제휴해 기업용 아이패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달 30만~40만원대 보급형 갤럭시탭A를 선보이면서 주요 목표를 중저가 시장으로 옮겨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삼성전자도 올해 중저가 시장에 주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보급형 태블릿 PC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을 이기는 기업이 세계 태블릿 PC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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