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미국 고위관계자가 주장"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으로부터 핵무기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이란 핵협상으로 불안을 느낀 사우디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19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의 보도를 인용해 익명의 미국 고위 관계자가 “사우디가 파키스탄으로부터 재고 핵무기를 사들이기로 전략적 의사결정을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핵협상 최종 타결을 앞두고 이란 핵무장에 대한 수니파 아랍국들의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다”며 사우디가 파키스탄의 핵 프로그램에 30년 동안 자금지원을 해 왔다는 정황도 전했다.
미국 고위 관계자는 이어 “미국은 사우디가 핵무기 보유를 금지하는 핵확산방지조약(NPT)의 지속적 이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원자력과학자회보(BAS)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파키스탄은 1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7일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을 때, 우리가 따라 한다고 해서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우디 전직 의원의 말을 인용하며 사우디가 자체 핵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원자력에너지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사우디가 아랍에미리트(UAE)와 달리 ‘골드 스탠더드’인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금지 규정을 거부하고 있는 점을 들어 핵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걸프국들은 다음달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이란이 10년 간 핵개발을 유예할 수 있지만, 이란이 핵 재무장에 나선다면 이에 대비하기에 10년은 짧다고 보고 이란과의 핵협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핵무장에 나선다면 터키 이집트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핵무기를 가지려고 경쟁하는 ‘핵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 국방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파키스탄에서 핵무기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해당 보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사우디는 국방부는 루머와 억측에 대해 일절 코멘트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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