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FC서울과 감바 오사카(일본)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차두리(34)와 우사미 타카시(23)의 대결로 요약됐다.
결과는 우사미의 판정승이었다. 감바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16강 1차전서 서울에 3-1 대승을 거뒀다. 차두리는 감바를 상대로 '차미네이터'다운 활동량과 빼어난 공격력을 보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서울의 공격은 대부분 차두리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24분 차두리는 결정적인 크로스를 두 차례나 올렸다. 그의 두 번째 크로스를 받은 윤일록은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전반 34분 나온 플레이는 차두리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그는 측면에서 이른바 '치달(치고 달리기)'을 선보였다. 차두리는 드리블을 하다가 잽싸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고명환이 받아 골문 중앙에서 슛을 날렸다.
차두리는 달리기에 매우 능하다. 전성기 차두리는 100m를 불과 11.2초만에 주파했다고 한다. 미국 스포츠웹진 '블리처리포트'는 2012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축구선수를 언급하며 차두리를 22위에 올려놨다.
경기에서는 한국인답지 않은 피지컬도 위력을 발휘했다. 차두리의 드리블을 막던 일본 선수들은 그의 신체적 능력, 특히 파워에서 압도당하며 넘어지기 일쑤였다. 과거 이영표는 차두리의 피지컬을 두고 한국인의 것이 아니라며 놀라워했다.
용병선수를 연상케 하는 신체사이즈를 비롯해 빠른 드리블, 패싱력 등으로 공격을 주도한 차두리는 팀 서울에서 '군계일학'이나 다름없었다.
반면 일본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 우사미는 훌륭한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우사미는 후반 17분 동료 후지하루 히로키의 측면 크로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사미는 후반 40분 페널티지역 정면서 수비수들을 제치고 다시 한 번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하세가와 겐타 감독은 우사미의 활약을 꼬집어 칭찬했다. 그는 "후반 들어 우사미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면서 "전반에는 실수가 많이 있었던 탓에 교체할까도 고려했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득점을 해준 점이 고맙다"고 말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골 결정력이 높은 감바 공격수들을 언급했다. 그는 "패트릭이나 우사미를 놓치면 위험해질 수 있다"며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이 알고도 막지 못한 우사미는 올 시즌 J리그에서 무서운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리그 11경기에 나서 10골을 터뜨리고 있는 그는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2009년 감바 오사카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1년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이적한 그는 이후 호펜하임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생애 첫 빅리그 도전기는 실패로 끝났지만,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향후 도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우사미의 '킬러본능'에 '독수리' 최용수 감독도 잠시 날개를 접어야 했다.
사진= 우사미 타카시(감바 오사카 공식 트위터).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