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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에세이] 기업들이여 도서관으로 미래 열어라

입력
2015.05.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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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구글을 꿈꾼다. 시가총액으로 따져도 엄청날 뿐 아니라 미래 시장에서도 계속해서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이기에 그 선망의 눈은 갈수록 많아질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작은 차고에서 시작해서 겨우 16년 밖에 되지 않은 회사가 2014년 기준으로 세계 3위 기업이 되었으니 이미 살아있는 전설이고 진화하는 공룡이다. 구글의 영역은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으며 수익 또한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 구글의 힘은 엄청난 데이터를 그들이 확보하고 있으며 그것을 계속해서 진화시키고 있다는 데에서 나온다.

구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구글 검색 엔진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 시장을 구글이 최초로 연 것도 아니고 이미 야후 등 거대 기업들이 활개치던 터였다. 그렇지만 구글은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해서 기존의 틀을 부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면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검색시장을 재편했다. 구글은 독특하게 ‘캠퍼스’라고 불리는 이름의 회사이기도 하다. 기존의 기업 환경과는 판이하게 다른 독특한 기업문화와 복지의 방식뿐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도 독보적이다. ‘세상을 바꾼다’는 기업의 비전과 철학이 그 바탕에 깔려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지금 기업들은 엄청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투자를 꺼리고 있다. 낙수효과를 비웃으며 수많은 혜택을 누린 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아무리 조르고 부추겨도 꿈쩍도 않는다. 그들로서는 투자 환경과 수익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논쟁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이제는 휴먼웨어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대다수의 기업은 수많은 강좌와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변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일 뿐, 멀리 보는 교육 투자는 자율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환경의 조성이다. 그 실마리는 바로 도서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미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형식적이거나 보여주기 위한 것들이 많다. 각 기업마다 도서관을 마련하고 정식으로 사서를 사원으로 뽑아 지속적인 지식 정보를 제공받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사서는 책의 전문가다. 그래서 반드시 사서를 뽑아야 한다. 사서는 각 기업의 철학과 비전에 맞고, 사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도서 정보를 분류 분석하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말로만 구글을 따르자고 백 번 외치는 것보다 우리도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결과만 보지 말고 그 과정과 철학을 읽어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각 기업이 도서관을 마련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아닐까. 돈은 있지만 투자는 꺼리고, 더 나은 인력 자원을 확보 양성해야 하는 현실에서 최소의 투자로 결실을 극대화하는 데에 도서관만한 것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기업에 웬 도서관이냐고, 지금 누가 책을 읽느냐고 반문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드웨어는 돈 있으면 채울 수 있고, 소프트웨어는 아이디어에 대한 수용 능력만 갖춰도 수혈할 수 있다. 그러나 휴먼웨어는 장기적으로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반면 결실은 늦게 얻기 때문에 외면하기 쉽다. 하지만 거기에 투자하는 기업이 끝내 성공한다. 어떤 기업의 도서관이 더 훌륭하게 운영되는지 경쟁하면 우리에게도 캠퍼스의 환경을 갖는 기업이 가능해지고, 거기에서 창조와 융합의 미래가치가 만들어진다.

세상의 많은 청년들이 가장 선망하는 기업 구글,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지금 우리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 시작은 ‘뜬금없이’ 도서관이어야 할 것이다. 미래는 그런 투자에서 생산된다. 책 많이 읽는 사원, 책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기업. 도서관을 가진 기업에 미래가 있다! 우리도 세상을 바꿔보자. 미래를 만들어보자.

김경집 인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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