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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의 덫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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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의 덫에 걸린다"

입력
2015.05.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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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韓 경제 엔저 장기화로 위협

제조업 대일 경쟁력 상실 경고

최경환팀 디플레 점증 대응 느슨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인 제조업이 ‘아베노믹스’ 덫에 빠져 대일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아직 발생 확률은 낮지만,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져들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최경환 경제팀’의 대응은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IMF는 25일 내놓은 ‘한국 경제 연례보고서’에서 경기 순환 및 구조적 관점 모두에서 한국 경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한 뒤, 단기적으로 가장 큰 위협요인 중 하나로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장기화를 꼽았다. 2011년 가을 아베노믹스 시작 이후 IMF가 이를 한국 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일본 엔화가 최근 4년간 원화 대비 40%나 평가 절하됐으나 현대ㆍ기아차 같은 한국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 이외에는 일본 기업의 가격 인하공세나 수출 물량 감소 등 구체적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그러나 엔저가 장기화하면 일본 기업의 가격 인하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는 특히 엔저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게 한국에는 더욱 불길한 징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전자 등 핵심 경쟁업종의 특성상 일본 기업이 엔저에 따른 여력을 가격 인하에 반영하는 대신 설비 증설이나 연구ㆍ개발(R&D) 강화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엔저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게 한일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근본적 격차를 유발하는 변화가 진행 중임을 뜻하는 것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IMF는 2011년 이후 중국ㆍ중동ㆍ미국을 제외한 대다수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또 이런 우려에 따라 엔저 장기화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장기간 안정된 물가와 정체된 임금이 맞물려 한국 경제가 수축의 악순환에 직면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IMF는 ‘저물가ㆍ저임금→기업수익 감소→투자ㆍ고용부진→저물가ㆍ저임금’ 악순환의 가능성을 아직은 10% 미만으로 예상했지만, 그 발생 확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단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면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고 한국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만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IMF는 한국 정부가 최근 확장적 재정ㆍ금융정책을 펴고는 있으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강도 높은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는 낙후된 노동시장과 서비스부문의 낮은 생산성, 정부지원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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