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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1' 이승엽 "홈에서 치는 게 의미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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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1' 이승엽 "홈에서 치는 게 의미 있지 않을까요"

입력
2015.05.3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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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홈구장에서 치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삼성 이승엽(39)이 '400홈런'을 다음으로 미뤘다. 하지만 그는 아쉬움보다 '희망'을 품었다.

5월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단연 '이승엽의 400호'였다. 이승엽은 전날(30일) LG 임정우를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리며 올 시즌 9호 홈런이자 국내 무대 통산 399홈런을 때려냈다. 단 한 개의 홈런을 추가할 경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400홈런 고지를 밟게 된다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상대팀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양상문 LG 감독은 이날 경기전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며 "물론 투수가 굉장히 부담을 가질 수는 있다. 제구를 더 완벽하게 하려다가 볼넷이 나오거나 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수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경기 흐름상 1루가 비어 있고 필요하다면 볼넷으로 내보내는 작전이 나올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 벤치는 여유로웠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홈에서 치나, 여기서 치나 큰 차이가 있겠나. 곧 치지 않겠나"라며 웃음지었다. 삼성 선수들 역시 "오늘 쳤으면 좋겠다"며 이승엽을 응원했다.

이날 심판진은 이승엽 타석 때마다 '비밀 표식'이 있는 공인구를 사용했다. 관중석에서 400홈런 공 습득자가 나왔을 경우 그 공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2003년 이승엽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달성할 때처럼 외야석에 '잠자리채' 열풍은 불지 않았다. 올 시즌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안전을 위해 정해진 규격 이하의 가방 1개 (가로 45cm×세로 45cm×폭 20cm)와 쇼핑백류 1개(가로 30cm×세로 50cm×폭 12cm)까지만 반입을 허용하기 때문에 길이가 긴 잠자리채를 소지하고 야구장에 입장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중석의 열리는 뜨거웠다. 이승엽이 2회 첫 타석에 서자 관중석에선 열띤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가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내자 더 큰 환호가 나왔지만 타구는 오른쪽 펜스를 맞고 2루타가 됐다. 이후에는 상대 실책과 삼진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그가 타석에 설 때마다 팽팽한 긴장감이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결정적 장면은 8회였다. 이승엽은 신재웅과 치열한 접전 끝에 7구째 커브를 받아 쳤고, 타구는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구장이 떠나갈 듯한 탄성이 쏟아졌지만 타구가 파울 지역에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이승엽은 결국 8구째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9-3으로 앞선 9회 2사 1루에서 맞은 다섯 번째 타석에서 투수 신승현은 이승엽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고의사구는 아니었지만 포수 유강남이 홈플레이트 바깥 쪽으로 완전히 빠져 앉아 사실상 정면 승부를 피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이승엽은 마지막 타석에 대해 "상대방도 사정이 있지 않나. 충분히 이해한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네 번째 타석의 파울 홈런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파울이었다. 공이 휘어져 나가야 하는데 그대로 쭉 날아가길래 기대를 조금 하긴 했다"며 웃은 뒤 "파울이 되긴 했지만 좋은 타구가 나와 기분이 좋다. 이제 조금 타격감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오는 2일부터 포항구장에서 롯데와 3연전을 갖는다. 포항은 이승엽이 가장 강한 구장으로 꼽힌다. 통산 20경기를 뛰며 9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은 "홈에서 치는 게 더 의미있지 않나. 포항에 좋은 기억이 많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가겠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승엽이 홈 구장인 포항에서 400홈런을 달성하면 폭죽쇼와 함께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과 류중일 감독, 주장 박석민의 꽃다발 전달식이 이뤄진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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