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가리면 바이러스에 오염
손 씻기만 잘해도 세균 10분의 1로
노약자 등 사람 몰린 장소 피해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가 2명으로 늘어나고 우려했던 3차 감염 환자마저 발생하자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괴담에 휘둘리지 말고 기침예절 준수와 손 씻기 등 사소한 실천만 잘 해도 감염 확산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메르스는 사스, 신종 인플루엔자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전이를 막으려면 기침과 재채기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기침을 할 때는 침에 섞인 수많은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주변 반경 2~6m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손으로 입을 가릴 경우 손 부위가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어 휴지나 손수건으로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지를 구하기 어렵다면 다른 사람이 없는 쪽으로 몸을 돌린 뒤 소매로 가려서 해야 한다. 기침이 보름 이상 지속될 정도로 잦다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손 씻기도 필수 예방법이다. 서울대병원 김남중 감염내과 교수는 “일정 개체 이상의 세균이 있어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데 손만 자주 씻어도 막을 수 있다”며 “40초 이상 비누로 손가락 사이를 구석구석 씻으면 세균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손 씻기는 비누로 문질러 세균을 물에 흘려 보내는 ‘물리적인 살균법’이라 굳이 값비싼 비누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알코올성 손 소독제는 ‘화학적 살균법’으로 손을 씻고도 남은 세균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대중이 밀집한 장소를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 종로구 보건소 관계자는 “전염성 질병은 확산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특정 장소에 몰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며 “부득이하게 인구 밀집지역을 방문할 때에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라고 말했다. 아직은 감염 환자 25명 모두가 병원 내부에서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만의 하나 외부 감염자가 확인될 경우 의료용으로 쓰이는 ‘N95’ 호흡기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메르스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낙타와 접촉이 꼽히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는 극소수이긴 하지만 낙타우유 등이 포함된 음식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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