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산병원 등서도 환자 발생
이번 주말이 확산ㆍ진정 중대 기로
정부, 4개 지역 폐렴 환자 일제조사
사실상 3차 유행 단계 진입 우려도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서울아산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에서도 9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는 격리 중이던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 강남의 대형병원 대부분이 메르스 공포에 빠졌다.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40대 여성은 임신부로는 처음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 *관련기사
정부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서울, 경기, 대전, 충남 아산시 등 4개 지역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감염 여부를 일제 조사하기로 했다. 메르스가 예상과 달리 지역감염 수준에 확산될 가능성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어서, 사실상 3차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공식 격리대상자를 2,892명으로 분류했으나, 메르스 환자 접촉자는 이보다 2배가 넘는 7,753명으로 집계했다. 지자체나 병원이 자체 파악해 격리한 노출자까지 합한 수치로 보인다. 이 가운데는 10대도 491명(6.3%)이나 포함돼 있다. 다만, 보건당국은 메르스의 추가 확산 여부는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26일 6번 환자(71ㆍ사망)와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서 접촉한 이 병원 보안요원(27ㆍ92번 환자)이 최종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달 28일 6번 환자와 함께 여의도성모병원에 간 사위(47ㆍ88번 환자)도 양성 판정이 나왔다. 연간 진료 환자수 등을 기준으로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3대 대형병원(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대병원) 중 2곳이 메르스에 노출 됐다. 그러나 92번 환자는 6번 환자와 10여분 정도 접촉한 다음날인 27일 비번이어서 출근하지 않았고, 28일에는 곧바로 격리 조치돼 고향인 충남 공주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병원에는 메르스 환자가 없으며 철저한 예방 조치로 안전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발표된 88번 환자는 6번 환자와 함께 서울아산병원도 간 것으로 확인돼 감염 경로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의도성모병원은 “확진 환자 본원 발생은 사실무근”이라며 복지부 발표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 강남의 서울성모병원에 있던 환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64)는 지난달 27~30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부인(65)을 간병한 후 고열이 났으며, 현재 서울성모병원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했다. 병원 측은 “첫 내원 때부터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압격리병실을 이용토록 해 다른 환자나 보호자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환자가 발생했다기보다 환자를 격리ㆍ치료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경기 화성시 한림대동탄병원에서 처음으로 환자 2명이 발생하고,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1명의 환자가 추가되는 등 확진 환자들이 경유한 병원은 전국 35곳으로 증가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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