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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권장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매주 2회씩 정시 퇴근의 날도 운영

입력
2015.06.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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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하면서 아내와의 관계가 돈독해졌고, 아이들도 아빠를 더욱 좋아하게 됐어요. 복귀 후 업무효율성 역시 높아진 것 같습니다.”

지난해 3월 둘째 아이 출산과 동시에 6개월간 육아휴직을 했던 한국자산관리공사 하모(39) 과장은 ‘육아휴직 예찬론자’다. 남자 후배들에게 “가정ㆍ회사ㆍ본인 모두에게 좋다”며 육아휴직을 적극 추천한다는 그는 “아이와 산책하는 등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친밀감도 커졌고, 개인적으로는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업무 공백, 상사 눈치 등의 이유로 육아휴직 신청하기를 꺼리는 대부분의 회사와 달리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남성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2012년 육아휴직 5명 중 2명, 2013년 12명 중 5명, 2014년 41명 중 6명이 남성 직원이었다. 이 회사는 매주 수ㆍ금요일 ‘정시 퇴근의 날’과 회식ㆍ회의 시간을 줄이는 ‘워크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은 대기업ㆍ공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체 직원이 60여명인 유아용품 제조업체 아벤트코리아의 이동령(35ㆍ여) 과장은 유연근무제를 통해 육아와 회사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오전 9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뒤 출근하고, 어린이집이 끝나는 오후 6시에 맞춰 데리러 갈 수 있다. 현재 10여명의 여성 직원들이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 과장은 “3개월 출산 휴가 뒤 1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고, 임신축하선물, 출산선물도 별도로 지급하는 등 출산과 육아를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율 출퇴근제, 회의시간 단축 등 일ㆍ가정 양립을 위한 ‘스마트워크’는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스마트워크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제언’ 보고서에서 “스마트워크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IBM, 브리티시 텔레콤의 생산성이 각각 43%, 50%, 20%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3교대ㆍ야간 근무 때문에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워 이직률이 높았던 국내 한 병원 재활치료센터가 2009년 임산부ㆍ육아기 근로자를 모아 주간 전담근무조를 신설하고, 시차출퇴근제를 운영했더니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의 평균 대기시간이 기존 16분에서 8분으로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를 진행한 김효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ㆍ가정 양립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근로자 복지 차원이란 관점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가족친화적인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업무 생산성도 높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 만족도가 높아져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되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구인난을 해결하고, 이직률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과 함께 잦은 회식, 야근,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 등 직장문화를 바꾸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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