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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의 낙수효과 없다… 저소득층 소득 늘어야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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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의 낙수효과 없다… 저소득층 소득 늘어야 성장"

입력
2015.06.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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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가 소득 1%P 늘어나면 경제 성장률 오히려 0.08% 후퇴

하위 20% 소득 늘면 성장 이끌어 중산층 두텁게 해야 경제에 도움

소득 상위 20% 고소득층(5분위)의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향후 5년간 경제 성장률이 0.08% 후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꾸로 하위 20%(1분위)의 소득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5년간 0.38%의 경제 성장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이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159개국의 소득과 경제성장 관련 자료를 토대로 실증 분석한 결과다. 부자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와 투자 확대 등으로 그 돈이 저소득층에까지 흘러 들어 경제가 성장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 논리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IMF는 15일(현지시간) 이런 실증 분석 결과를 담은 ‘소득불평등의 원인과 결과 : 세계적 관점에서’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소득분위의 소득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질 때 향후 5년간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본 결과 저소득층일수록 소득 증가와 경제 성장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의 경우 0.38%,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0.33%, 0.27%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 반면, 4분위의 경우 성장 효과가 0.06%에 불과했고 특히 5분위는 역의 상관관계(-0.08%)를 보이는 것으로 진단됐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일수록 소득증가와 성장률 간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원인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소득 불평등 확대→저소득층 교육 기회 감소→노동생산성 저하→경제성장률 감소’ 정도의 가설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했다. IMF는 “부자들은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에 비해 소득 중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면서 “소득이 한쪽으로 집중되면 총수요(한 나라 경제주체들이 필요로 하는 재화ㆍ용역의 총량)가 줄어들고 그 결과 성장률을 갉아먹는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IMF는 “저소득층 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이고, 중산층 공동화 현상이 없도록 하는 것(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부자들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중산층ㆍ저소득층 소득이 지지부진한 현상이 경제위기를 불러왔고, 단기성장률과 장기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소수 선진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IMF마저 ‘낙수효과 무용론’ 에 손을 들어주면서, 소득양극화 해법 중 하나로 제시된 소득주도 성장론(임금을 높여 경제활성화를 유도하자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줘 봐야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IMF가 입증한 것”이라며 “이 보고서가 나오면서 낙수효과 이론은 종언을 고했다”고 평가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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