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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른 '고무줄 잠복기'… 이런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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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른 '고무줄 잠복기'… 이런 이유가

입력
2015.06.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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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로 알려진 14일이 지났는데도 확진 받는 환자가 생기면서 왜 사람마다 발병 시점이 다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잠복기와 발병 시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면역력이다.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잠복기가 짧고 발병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잠복기는 병원체에 감염된 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바이러스가 잠복기를 갖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바이러스는 이 숙주 저 숙주를 옮겨 다니는데, 새로운 숙주에 침투한 초기엔 대개 극소량이다. 그래서 호흡기 세포 안으로 숨어 들어가 자신의 몸을 여러 개로 복제한다(증식). 이때가 바로 잠복기다. 이 기간엔 바이러스가 증식에 열중하느라 좀처럼 숙주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잠복기 감염자의 몸에선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이러스가 증식을 시작하면 숙주의 면역세포들은 이를 침입 신호로 여기고 공격에 들어간다. 바이러스와 면역세포의 싸움이 치열할수록 바이러스가 충분히 증식하기까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면역세포가 많거나 강력한 사람은 잠복기가 길어진다는 얘기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일반적인 바이러스의 평균 잠복기는 6,7일 정도”라고 말했다. 면역력이 막강하면 잠복기에 아예 바이러스 증식을 차단해버릴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은 감염됐어도 발병하지 않는 것이다.

충분히 증식하고 나면 바이러스는 다른 숙주를 찾아 나선다. 침이나 가래 속에 섞인 채 숙주 밖으로 나가기 위해 숙주가 기침을 하게 만든다. 체외로 빠져나간 바이러스는 침방울(비말)에 둘러싸여 있으면 약 20분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 그 사이 새로운 숙주를 만나면 다시 침투해 잠복기와 확산을 반복하게 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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