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영문 표기가 앞으로 ‘Namsan Mountain’으로 통일된다. ‘Han River’ ‘Hangang’ 등 중구난방으로 표기되던 되던 한강은 ‘Hangang River’로 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국어원 국토교통부 문화재청 서울시 관광공사 등과 지명, 문화재명 등 우리말 명칭에 대해 통일된 영문 번역표기를 사용키로 합의하고, 17일 ‘도로ㆍ관광 안내 용어 번역 통일안’을 고시했다. 그동안은 외국어 번역 표기가 기관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외국인들이 혼란을 겪었다.
고시된 통일안에 따르면 지명과 문화재명은 이름 전체를 로마자로 표기하고 뒤에 속성에 해당하는 번역어를 덧붙여야 한다. 한라산은 ‘Hallasan Mountain’, 경복궁은 ‘Gyeongbokgung Palace’로 쓴다. 한라산의 ‘산(san)’과 ‘Mountain’의 의미가 중복돼 ‘Halla Mountain’으로 많이 사용해왔지만, 외국인들이 우리말 ‘san’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한국인들과의 소통도 어려워진다는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 문체부가 앞서 실시한 외국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5.3%가 명칭과 속성이 구별되지 않아 불편을 경험했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본래 한국어 명칭에 ‘산’ ‘강’ ‘섬’과 같은 속성어를 뒤에 덧붙여, 독도는 ‘Dokdo Island’, 금강은 ‘Geumgang River’, 불국사는 ‘Bulguksa, Temple of Buddha Land’ 등으로 써야 한다. 다만 도로표지판 등 표기 공간의 제약이 있을 때에는 속성 번역을 생략하거나 약어(Mt, Riv 등)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었다.
하지만 인공지명은 고유명사 부분만 로마자로 표기하고, 속성을 나타내는 일반명사는 번역해 명기해야 한다. 광장시장은 ‘Gwangjang Market’, 보라매공원은 ‘Boramae Park’로 쓴다. 한강공원을 ‘Hanganggongwon Park’로 쓰면 틀리다.
문체부 등 관련 기관들은 온라인 상 표기를 조만간 변경하고, 도로ㆍ관광 안내판 등은 신설 또는 노후 안내판 교체 때 단계적으로 반영해나갈 예정이다.
박선영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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