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째 비상체제 서울119상황실
메르스 궁금증 1500여 건 접수
환자 발생 병원ㆍ증상 등 최다 문의
"현장 출동 구급대원 냉대 아쉬워"
“제 딸이 지난달부터 강남 ○○병원에서 통원 치료중인데 이 병원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위험한 가요?”
“지금 일주일째 기침을 하면서 열도 내리지 않아요. 저 메르스에 걸린 걸까요?”
19일 서울종합방재센터 119상황실에는 메르스 관련 문의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관련 긴급 문의전화인 ‘핫라인109’를 운영하고 있지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민들이 가장 쉽게 기억하는 119 긴급전화를 통해서도 메르스와 관련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약 20일간 총 1,567건의 메르스 관련 상담 문의가 접수됐다.
서울종합방재센터 관계자는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사는 40대 여성들이 가족의 병력이 메르스 증세와 유사한 것인지 묻는 전화가 가장 많았다”며 “본인이 다니고 있는 병원의 메르스 환자 발생 여부,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 및 안심병원 명단 등도 단골 질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측은 전화 상담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시내 소방서에 마련돼 있는 메르스 이송전담반과 연계해 상담자를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메르스 의심환자로 의심되는 시민 276명이 국가 지정 격리병원에 이송됐다.
서울종합방재센터 119상황실은 이미 지난 1일부터 휴가와 연차 등을 반납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현재 약 130여명의 대원들이 24시간 동안 3개조로 나눠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분초를 다투며 일하고 있지만, 이들을 힘 빠지게 하는 일도 있다. 메르스 이송을 위해 현장에 출동한 구급 대원들에게 격려는 못해줄망정 도리어 항의하는 전화가 걸려올 때다. 한 119대원은 “의심환자가 발생해 보호복을 갖춰 현장에 출동했다가 ‘왜 보호복을 입고 왔냐’ ‘나를 감염자 취급하냐’고 따지는 시민들이 간혹 있다”며 “구조대원들이 안전해야 시민들도 메르스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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